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한국무역협회 상담위원)

A와 B는 수출입물품이 중고이지만, 고가의 기계품목이기에 물품의 포장상태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기로 했었다. 이에 A는 매입은행의 지적과 같이, “상업송장(C/I)에 기재된 상품명세란에는 누락되어 있지만, 포장명세서(P/L)에는 신용장의 상품명세란이 요구하는 포장상태가 기재되어 있다”고 대항했다.

그러나 매입은행은 여전히 신용장 조건과 상업송장(C/I) 사이의 불일치를 주장하고 있다. C는 A의 지급제시에 대항할 수 있는가?

◇문제점=신용장의 문면과 조건의 심사에 대한 엄격일치의 원칙은 은행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면 문언의 의미에 차이를 가져 오는 것이 아니고 신용장조건을 전혀 해치지 않는 것을 문면상 알아차릴 수 있는 경우에는 탄력적인 해석이 이뤄져, 엄격일치의 원칙이 일부 후퇴하기도 한다.

신용장 및 그 관련 서류를 심사하는 은행은 신용장에 약정된 모든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 조건과 엄격하게 합치하는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 심사할 의무가 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c. The description of the goods, services or performance in a commercial invoice must correspond with that appearing in the credit(UCP 600, [Article 18] Commercial Invoice).

◇판례=신용장 및 그 관련 서류를 심사하는 은행으로서는 신용장에 약정된 모든 서류가 문면상 신용장 조건과 엄격하게 합치(in accordance with)하는지를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with reasonable care) 심사할 의무가 있다.

제6차 신용장통일규칙 제18조 c항(제5차 신용장통일규칙 제37조 c항)에 의하면, 상업송장(C/I)의 상품명세에 관한 기재는 다른 서류의 상품명세와는 달리 엄격하게 신용장기재와 일치하여야 한다(대법원 1985. 5.28. 선고 84다카696 판결, 1985. 5.28. 선고 84다카697 판결, 2003. 11.28. 선고 2001다49302 판결 등).

따라서 신용장의 상품명세란에 기재된 포장상태는 상품 자체를 특정하는 제한적 기재로서 상업송장(C/I)의 해당 공간에 반드시 기재돼야 할 것이다.

신용장의 상품명세란에 기재된 포장상태가 상업송장에 기재된 상품명세에는 누락되어 있는 경우, 별도의 첨부서류인 포장명세서에 신용장과 동일한 포장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상업송장이 아닌 다른 서류에 의해 상업송장의 하자를 보완할 수는 없으므로 신용장 조건과 상업송장 사이에 불일치가 존재한다(대법원 2006.4.28. 선고 20056327 판결).

◇결과 및 시사점=신용장통일규칙의 문언상 구제의 방법은 없다. 따라서 신용장 거래 당사자들은 이에대한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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