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로 결정된 가운데 가맹점주들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통해 최저임금 지급 여력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카드는 공공재이며, 카드거래정보를 활용해 세금을 걷는 국가도 카드수수료를 함께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가 주최한 ‘가맹점주 아우성 대회’에서 가맹점주들은 프랜차이즈 가맹금, 카드수수료, 통신사 할인비용 등과 관련해 성토를 쏟아냈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가맹금 등 가맹점주를 힘들게 하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모두 국회 입법과정을 거쳐야 한다. 현재 국회상황으로 봐서는 연내 관련법 개정안 통과를 보장할 수 없다”며 “정부가 나서면 해결할 수 있는 카드수수료를 가장 먼저 손봐서 가맹점주 부담을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점포마진 1760만원, 인건비·카드수수료·임대료 빼면 280만원 남아

파리바게뜨 외대후문점을 운영하는 김일선씨는 점포마진에서 40%가 카드수수료로 빠져나간다며 불합리·불공정 한 카드수수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씨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외대후문점 매출은 월평균 4400만원. 카드매출이 3460만원(82.8%)으로 압도적이며 나머지는 상품권, 포인트 사용 등 기타매출과 현금매출이다. 점포마진은 40%로 1760만원. 여기에서 인건비 880만원, 카드수수료 837만원, 임대료 320만원, 기타비용 200만원을 빼면 김씨가 손에 쥐는 돈은 280만원 정도다.

<자료=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기이코노미

김일선씨는 “대학가 상권 특수성으로 다른 지점보다 카드사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점포매출이 하락하고 카드사용도 많아지고 있다.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져 가맹점 수익구조는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올 하반기에 과도하고 부당하게 가맹점주를 옥죄는 비용을 해결하지 않고 내년을 맞으면, 가맹점주들은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여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 10.9%를 해당점포에 반영하면 인건비 부담은 약 90만원 증가하고, 김씨 실수익은 100만원 후반대로 내려앉는다.

‘정액제→정률제’ 개편, 자동차서비스센터 카드수수료 더 늘어 

수수료 산정방식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꾼 건 카드수수료 문제의 본질을 빗겨간, ‘밑돌 빼서 윗돌 괴기’식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액제는 결제횟수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해 소액결제가 많은 소상공인 부담이 가중된다는 반발에 따라, 금융위는 지난달부터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정률제를 시행했다.

26년째 자동차정비업을 하는 르노삼성자동차 전국정비사업자연합회 김운영 회장은 자동차서비스센터 경우 카드수수료가 오히려 0.08~0.19% 올랐다고 했다. 실제 금융위는 수수료 산정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액결제라서 낮은 수수료 혜택을 받는 자동차, 골프장, 가전제품, 면세점, 백화점, 종합병원 등 기업형업종 수수료율이 상향 조정됨에 따라 골목상권 가맹점과의 수수료율 격차를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점주 아우성 대회’를 열고 카드수수료에 대한 가맹점주들 입장을 청취했다.   ©중기이코노미

김운영 회장은 “카드수수료는 서비스산업 기간망 성격을 가지는데, 그 비용을 자영업자가 대부분을 부담함으로써 수익악화 주요원인이 됐다.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카드 수수료율 책정방식을, 자영업자에게 단체교섭권을 보장해 협의를 통해 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카드는 ‘공공재’, 국가도 비용 부담해야

가맹점주들의 아우성이 금융위원회에 전해지지 않았다. 금융위 중소금융과 홍성기 과장은 “2012년부터 3년마다 카드사 수익률을 분석해 적격비용을 산정한다. 올해는 적격비용을 재산정하는 해로 현재 관련작업을 진행중”이라면서 “대출 등 여타 사업과 달리 신용카드 사업은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한다”며 카드사 입장을 대신 전했다. 

카드사 입장을 대변한 금융위 주장에 대해 이학영 의원은 “카드결제는 공공재 역할을 하는데 금융위는 상품으로 생각한다. 철도는 국가가 깔고 원가도 부담한다. 국가가 ‘카드철도’를 깔아 놓고 그 부담을 소상공인에 전가하고 있다”며 “소상공인은 카드 보급으로 얻는 혜택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의원은 “정말 카드사가 카드사업으로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 국유화하면 된다. 카드사업 하지 말라고 해라. 카드사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정부와 카드사가 카드수수료를 분담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카드거래 내역을 통해 세금을 걷으면서, 해당자료를 수취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부담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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