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도입되는 아동수당은 저소득층보다 중·고소득층의 수혜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하지 못해 보육·교육 지원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 관심을 갖고 정책을 마련하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주최한 ‘소득분배의 현황과 정책대응 토론회’에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재정전망센터 한종석 센터장은 “저소득층 소득감소, 소득분배 악화 등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효과적인 재분배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사전에 효과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평균 자녀수 증가

16일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은 ‘소득분배의 현황과 정책대응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중기이코노미

전체 가구주 평균연령은 54.3세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가구주 연령이 대체로 낮아진다.

소득분위가 높을수록 자녀가 있는 가구비중이 증가하고 평균 자녀수도 증가하는 형태도 보인다. 10분위 평균 자녀수가 1.18명으로 가장 높고, 9분위는 1.11명, 8분위는 0.99명으로 낮아진다. 자녀 평균연령은 11.85세로 소득과 자녀연령 간 뚜렷한 관계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만 6세이하 자녀를 둔 가구는 대체로 7분위~10분에서 높았으며, 8분위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었다.

기초연금 확대에 따른 전소득분위 평군 순수혜 증가폭은 18만6000원으로, 1~4분위 순수혜가 가장 높았다. 1분위 45만원, 2분위 46만1000원, 3분위 32만원, 4분위는 18만3000이다. 6분위와 7분위는 9만원 안팎, 8~10분위는 5만원미만이다. 

기초연금, “고령인구가 1~3분위에 집중 순수혜가 높다”

한종석 센터장은 “기초연금 대상자인 고령인구가 1~3분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순수혜가 높다. 고령인구 비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4분위부터 순수혜 증가폭이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기초연금을 기존 2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한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중 월 소득인정액이 단독가구 기준 131만원, 부부가구 209만6000원 미만인 경우 지급한다.

<자료=보건복지부>

아동수당 수혜…고소득층(8분위) 37만원 vs 최빈곤층(1분위) 3만원 

아동수당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소득분위는 고소득층에 속하는 8분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수당 도입시 순수혜는 평균 16만원수준이다. 8분위 순수혜는 37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7분위 29만8000원, 9분위 26만5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분위와 2분위, 3분위 순수혜는 각각 3만6000원, 1만7000원, 9만원에 그쳤다.

아동수당은 만 6세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지급한다.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2인이상 전체 가구의 소득 하위 90% 수준)이하인 경우에 한한다.

소득세율인상은 고소득자 중에서도 10분위에만 적용된다. 소득세 누진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면서 소득재분배 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율 인상에 따른 10분위 추가부담은 3만1000원 정도다.

소득세율 인상은 올해에 귀속되는 소득부터 적용하며 3억~5억원 구간은 기존 38%에서 40%로, 5억원초과 구간은 40%에서 42%로 인상한다.

기초연금 확대와 아동수당 도입, 소득세율 인상 등 3가지 정책을 모두 고려한 평균 순수혜 증가분은 34만원으로 측정된다. 기초연금 확대는 고령자가 집중된 저소득층, 아동수당 도입은 대상자녀가 속한 가구가 분포한 고소득층 순수혜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율 인상의 경우 10분위 부담을 가중시켜 아동수당 도입에 따른 순수혜 증가를 상쇄하는 효과를 야기한다.

기초연금 인상, 아동수당 도입, 소득세율 인상에 따른 소득분위별 순수혜   ©중기이코노미

한종석 센터장은 “새로운 정책도입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는 소득과 U자 관계를 갖는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순수혜가 증가한다. 기초연금과 아동수당의 경우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지급하기 때문에 소득분위가 갖는 가구특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다.

결혼여부에 따른 격차에 관심 갖고 대책 마련해야

공적연금과 사회보장, 의료 등 제도를 포괄해 총체적으로 분석하면 소득분위별 순수혜는 누진적인 구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정도가 크지는 않았다. 공적연금과 사회보장 등 현금급여는 1분위에 집중돼 있고, 2분위~8분위 간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저소득분위는 기초생활보장금과 기초연금, 중소득분위는 근로장려세제, 고소득분위는 자녀양육지원금 비중이 높았다.

‘결혼격차’에 관심을 갖고 재정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조영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7~10분위에 비해 5분위 기혼비율이 뚝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하락세가 3분위에서 멈추지만, 남성은 계속 떨어진다. 1, 2분위 남성의 미혼 비율은 심각하다. 소득이 낮을수록 기혼비율이 함께 떨어지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며 “아동수당과 같이 저소득분위보다 중·고소득분위 수혜가 큰 경우도 발생한다. 경제적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다시 경제적 불평등을 낳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보육·교육지원을 하지 말자는 주장이 아니다. 결혼 여부에 따른 격차에 관심을 갖고 소외되는 계층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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