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약품 중간체 수출전문기업 ㈜에스텍파마는 기술력에 대한 고객 신뢰도 향상과 중요정보 유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기술정보 보호대책이 필요했다. 이에따라 에스텍파마는 2013년 중국 북경연구소를 설립하며, 핵심기술 유출방지를 위해 기술정보유출방지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그때까지 에스텍파마 보안시스템은 네트워크 방화벽과 물리적 보안 등 외부침입을 막을 수 있었지만, 메일이나 PC의 이동형 저장장치 등을 통한 기업정보 유출위험성이 감지되는 상황이었다. 경영진과 보안담당자는 이런 심각성을 인지해 내부정보유출방지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스텍파마 황성봉 부장은 “기존 보안시스템이 갖춰져 있어도 임직원 개인의 실수, 무지, 태만, 훈련미비 등으로 기술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악성메일 무단열람 ▲고객정보 관리 태만 ▲고객정보 전송 ▲법에 대한 이해부족 ▲방치된 시스템 ▲중고 PC에 남아있는 정보 ▲협력업체의 무지 등 기업의 중요한 기술정보가 새어나갈 여지는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에스텍파마는 2013년 시행된 ‘기술보호 로드맵 2020 전략’에 따라 인터넷 메일 등에 대해 암호 자동생성 및 로그관리 기능을 첨부했다. 이에따라 여타 기업과의 거래관계에서 기술탈취 및 유용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에스텍파마 임직원들이 정보유출에 대한 높은 보안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벤처기업부가 31일 개최한 ‘2018 중소기업 기술보호 컨퍼런스’에서 법률사무소 영무 손보인 변호사는 ‘상생협력법 개정안 추진배경’ 발표를 통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하도급 또는 수·위탁 관계 등의 특수성으로 피해기업이 분쟁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소송시 계약취소와 거래단절이 예상되고,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배상액 규모가 작아 피해기업 권리구제에 한계가 있다. 또 피해 입증 및 법적대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출감소와 막대한 소송비용 등으로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보안전문기업 지란지교시큐리티가 발표한 2016년 중소기업 정보보안 현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중 보안예산을 배정하는 기업은 30%, 보안전담인력이 있는 기업은 36%에 그친다.

기술에는 합당한 대가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 개선 필요

중소기업이 기술보호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기술에 대한 대가 지불이라는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중소기업 간 거래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문제로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도  빈번하다. 기술거래 및 M&A도 활성화되지 않아 기술개발 동기도 약하고, 결과적으로 개방형 혁신생태계가 들어설 자리가 부족하다는게 손 변호사의 설명이다. 

개방형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신뢰관계 구축이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혁신기술 개발과 유통에 대한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이 사업 파트너를 믿고 자사 기술을 제공할 환경이 마련돼지 않았다는 말이다. 작은 기업이 신뢰를 가지고 기술을 제공하고, 대기업도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하는 생태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가 산업발전을 위해서라도 법제도 개선을 통한 개방형 혁신생태계 구축을 위한 환경조성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상생협력법 개정, 징벌제 손배제 강화하고 입증책임 완화해야

손 변호사는 대·중소기업간 기술탈취 발생시 피해구제 확대를 위한 상생협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가 주장하는 상생협력법 개정 방향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확대하고 피해기업의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31일 개최한 ‘2018 중소기업 기술보호 컨퍼런스’에서 법률사무소 영무 손보인 변호사는 ‘상생협력법 개정안 추진배경’ 발표를 통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는 하도급 또는 수·위탁 관계 등의 특수성으로 피해기업이 분쟁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또 위탁기업이 상생협력법이 금지한 기술유용행위를 한 경우, 위탁기업은 수탁기업에게 발생한 손해의 10배내에서 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수탁기업의 입증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생각중이다. 수탁기업이 영업비밀 기술자료를 제공하고 ▲수탁·위탁거래 중이거나 종료된 후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을 배제하고, 수탁·위탁거래에서 예정하거나 정한 거래처와 거래한 사실 ▲수탁·위탁거래에서 제조한 물품 등과 유사한 물품 등을 제조한 사실중 어느 하나를 입증하면 위탁기업의 기술자료 유용행위를 추정하도록 했다. 

이와함께 손 변호사는 수탁기업이 위탁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경우, 징벌적 손배액 산정 편의를 위해 기본 손해액 추정 규정 및 법원에 의한 손해추정액 규정 도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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