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400여명의 BHC점주들이 본사에 불공정거래 개선을 촉구하는 4일 집회현장에는 한 눈에 봐도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있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상생경영이 화두인 이때에, 이익에만 급급해 점주들에게 갑질을 일삼아 왔다는 BHC본사의 행위는 그만큼 국민들의 공분을 살 이슈였다. BHC점주들의 집회소식은 주요 언론을 비롯한 수많은 언론에서 다뤄졌다.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5일 오전, 주요 포털 뉴스 페이지에서는 이 기사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대신 BHC의 광고성 기사가 빼곡히 들어찼다. 포털 뉴스에서 그들의 절박한 외침은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한 셈이다. 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가 구성될 즈음인 지난 5월 협의회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 중 “기사가 나가면 뭐합니까? 또 본사에서 금세 덮어버릴텐데…” 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 설립총회가 있었던 지난 5월23일 이후 6월8일까지 네이버에는 BHC의 광고성 기사가 약 260건, 다음에는 약 254건이 집중 보도됐다고 한다. 자본을 가진 본사가 자본력이 없는 가맹점주들의 목소리가 사회로 전달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지난 2월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단돈 100만원이면 기업에 대한 비판기사를 네이버에서 숨길 수 있다. 네이버는 기사검색 결과가 단순히 최신순으로 정렬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내용이 담긴 기사는 클러스터링으로 묶어 제공하고 있어 밀어내기가 힘들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클러스터링은 유사성 등을 기초로 데이터를 몇몇 그룹으로 분류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홍보마케팅대행사에서는 언제나 기사를 내보낼 수 있는 언론사들과 계약을 하고 기사 건별 혹은 클러스터 단위로 밀어내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의 기사제휴에 통과된 일부 언론사들은 기사 거래를 통해 포털을 특정기업의 홍보성 보도자료를 쏟아내는 창구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는 포털을 통한 여론조작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기업의 이미지 관리는 홍보팀의 의무가 맞다. 그러나 가리고 덮는 것만으로 기업의 과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진정성 있는 태도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언론의 역할 또한 다시 생각해본다. 단지 출입처의 보도자료라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받아적는 기사는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를 덮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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