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은 죽어가고 있는데, 제 손톱 밑 가시가 아프다는 말은 삼가해야 하지 않겠는가. 상대방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먼저다. 편의점에서 발생한 이익은 본사가 공유하면서, 편의점의 손실은 점주에게 떠넘기는 거래가 공정한 것인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편의점 불공정 피해사례 발표 및 생존권 보호를 위한 토론회’에서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경제민주화네트워크, 한국편의점살리기전국네트워크 등이 18일 개최한 ‘편의점 불공정 피해사례 발표 및 생존권 보호를 위한 토론회’   ©중기이코노미

염 부회장에 따르면 CU본사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3%에서 올해 2.3%, 같은기간 GS본사는 2.3%에서 1.3%로 각각 감소했다. 전처럼 많이 벌지 못한다는 얘기다.

한 술 더 떠, 염 부회장은 계약기간 5년동안 본사가 편의점주의 최저수익을 보장하라는 요구에 대해 “현재 최저수익을 1년간 보장해 주고 있으며, 1년이후 수익을 내지 못하고 5년동안 최저수익을 보장받아야할 정도면 차라리 문 닫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토론회 장내가 술렁거렸다. 이날 한 편의점주는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건널목 하나 사이로 마주보고 자리한 두개의 편의점, 가운데 우동매장 양옆으로 나란히 위치한 두 편의점, 심지어 불과 20m거리에 같은 브랜드 편의점 두 개가 있는 사진도 있었다. 그가 제시한 사진이 아니더라도 골목마다 브랜드별로 들어선 편의점들을 우리는 매일 목격하며 살아간다. 장사가 잘 돼서가 아니라, ‘나 말고 누군가 먼저 나가떨어지면 좀 나아지겠지’라는 섬뜩한 희망으로 버텨간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해 있는 두개의 편의점 <사진=참여연대>

이런 이들 앞에서 작년보다 본사의 영업이익률이 줄었다는 편의점산업협회 부회장의 말은, 참 잔인하단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 개점을 유인하기 위해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제시한 일매출 150~180만원이 실현됐다면, 그래서 임대료·인건비·관리비 등 비용을 제외한 가맹점주 소득으로 생활이 가능했다면, 밤새 불이 꺼지지 않는 열평 공간에서 절망하며 죽어가는 목숨들이 생겨나지 않았을 게다.

참여연대 박기현 변호사에 따르면 올해 3월기준 한국의 편의점 수는 4만192개, 인구 10만명당 77.6개다. 인구 10만명 당 44.4개인 일본에 비해 두배 가까이 많다. 가맹점주를 막다른 길로 몰아가는 죽음의 출점경쟁, 이젠 멈춰 세워야 한다. 먹고 살기위해 편의점을 열었지만, 도리어 그 편의점이 가맹점주의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 본사가 그 책임과 부담을 나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편의점 본사 스스로 전국 4만여개 편의점 실태파악과 함께 가맹점주들이 겪는 고통을 공감하는 것부터 선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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