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댔다. 당장 중국에 공장을 지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기업은 對미 수출감소가 우려된다. 장기적으로는 중국경제가 악화돼 對중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동남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과 대중 수출품목 다변화를 지원하는 등 대책이 제시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민관합동 실물경제 대책회의’를 개최해,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오는 24일부터 2000억달러어치 중국산 5745개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부터 세율을 25%로 인상한다. 이에 중국도 24일부터 600억달러규모 미국산 5207개 품목에 5~10% 관세를 부과한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중무역분쟁 관련 민관합동 실물경제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주력산업 고도화를 통해 후발국들이 추격하기 힘들고 통상환경 변화에 영향받지 않는 새로운 수출품목군 육성에 집중한다. 참여정부 당시 파주시 액정표시장치(LCD)공장 건립을 통해 디스플레이산업이 세계시장을 선도했듯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모든 산업에서 혁신과 도전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는게 김 본부장 설명이다.

또 중소기업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신남방, 신북방,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한다.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한국기업이 현지 유통망을 잡을 수 있도록 신흥시장 유통·물류망 접근을 위한 지원을 본격추진한다. 외국시장에서 기술력 있는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지원하고, 싱가포르 ‘테마섹’ 등 국부펀드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한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8개 업종별 단체는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교역 위축에 따라 수출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도, 대체로 이번 상호관세 부과조치로 대미·중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관세품목에 빠졌거나 중국내수용이라는 것이다.

다만, 가전·정보기기는 예외다. 중국 현지 진출기업이 생산하는 냉장고, 에어컨이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돼 대미 수출 감소가 우려된다.

산업부는 “무역보험, 수출마케팅 등 지원을 통해 영향 및 피해를 최소해나갈 계획이며, 중소·중견기업의 현지 유통망 접근성 제고 등 신남방·신북방 등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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