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국내영업 판매지점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이 승진할 때 성별에 따라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성차별은 지난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지적을 받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쳐지지 않고 있다.

19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현대차 판매점에서 사무업무를 보는 여성직원 770명 가운데 과장은 56명(7.2%)에 불과했다. 반면 남성직원은 421명 중 307명(72.9%)이 과장이었다. 근속 평균은 여성직원 22.3년, 남성직원 25.6년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전체 직원 48명 가운데 5급 사원 11명 모두가 여성이었고, 4급 사원 25명 중 23명이 여성이었다. 심지어 1988년에 입사해 30년째 대리로 승진하지 못한 여성 사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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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에 따르면, 사무직 여성직원들이 자동차 계약 및 출고 관련 전산업무 등 단순 사무만을 수행해 왔고, 주말 판촉행사, 고객불만 처리, 자동차 할부금 채권추심 업무 등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선호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고 현대차는 해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현대차 판매지점 사무직은 흔히 알려진 판매 딜러가 아니라 남녀 모두 영업점 내에서 사무업무에 종사하고 있어, 업무 난이도 차이가 크다는 현대차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자동차 할부금 채권추심 업무는 1999년부터 현대캐피탈로 대부분 이전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를 보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 의원은 “남녀고용평등법을 어긴 상황이 분명히 밝혀진 만큼, 고용노동부는 현대차에 대한 즉각적인 근로감독에 착수하고, 현대차 사측은 사과와 함께 실효성 있는 성차별 개선방안을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06년 11월 현대차 남자직원이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하는데 평균 7년이지만 여직원은 12년이 소요돼 성차별에 해당한다며, 대표이사에게 성차별 해소와 양성평등 승진제도 수립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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