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산하 공기업이 민간업체와 계약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당초 계약금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업체와 유착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한전 산하 5개 발전공기업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2015년 1월 ‘사옥 및 사택 토건시설물 유지보수 공사’를 H업체와 2억9200만원에 계약했다. 이후 2016년 6월 ‘공간안전인증 취득, 조직개편 및 BI교체 추가공사’를 사유로 설계를 변경해 계약금액을 15억7800만원으로 증액했다. 최초 계약금액대비 12억8400만원, 437% 증가했다. 

남동발전도 2016년 7월 ‘본사 토건시설물 유지보수 공사’를 K업체와 6억3200만원에 계약했지만, 올해 1월 ‘시설물·편의시설 개설’ 등을 이유로 설계를 변경했다. 계약금액이 25억8000만원으로 폭등했고, 처음 계약대비 19억4800만원, 308% 증액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가계약법상 건설공사의 경우 2억원이상이면 경쟁입찰을 실시해야한다. 또 기획재정부 입찰·계약 집행 기준 역시 용역이나 물품을 구입할 때 2000만원이상이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을 명시했다. 그럼에도 이들 공기업은 분리발주를 하지 않은 채, 10억원이상을 특정 업체에 몰아준 것이다.

위 의원에 따르면 남동발전을 비롯해 남부·중부·동서·서부 발전이 최근 5년간 설계변경한 건수는 2456건, 사업비 증액 금액은 4528억원이었다. 서부발전이 340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동서발전 572억원, 중부발전 253억원, 남부발전 230억원 순이다. 

위성곤 의원은 “설계변경을 통해 사업비가 큰 폭으로 증액된 것은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특혜로 볼 수밖에 없다”며 “또한 발전사에 대한 예산낭비는 발전원가에 포함되면서 국민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전은 물론 산업통상자원부도 이 같은 도덕적 해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공기업의 건축 및 계약에 대한 특단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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