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은 남북이 분단이래 처음으로 구상한 경제평화협력 공간입니다. 여기서 만든 제도, 운영방식, 기준 등은 향후 남북경협의 모든 공간에서 표준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박천조 기업지원부장의 말이다. 그는 “기존의 남북경제협력이 단순한 농수산물교역과 위탁가공에 그쳤다면, 개성공단에서는 우리기업 근로자들이 상주·체류·출입하면서 제품생산부터 품질지도까지 전 과정을 북측과 함께했다”고 말했다.

개성재단은 통일부 산하기관으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됐다. 개성공단 개발계획의 수립과 시행, 관리·감독, 입주기업의 창설, 등록, 노무, 세무, 산업안전 등 개성공단 관련업무를 총괄하며 개성공업지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개성재단에 따르면 2016년초 개성공단 폐쇄 직전 2015년말 기준 개성공업지구는 125개사가 입주했다. 당시 채용인원은 총 5만4988명으로 북측이 5만4988명, 남측은 820명이다. 2005년 3월 개성공단 본격가동 이후 2015년 12월까지 개성공업지구 생산액은 32억3000만달러, 수출은 2억6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업종은 섬유·봉제(59%), 기계·금속(19%), 전기·전자(10%), 화학(7%), 종이·목재(2%), 식품(2%), 비금속·광물(1%) 등이다. 

개성공단이 ‘북한 퍼주기’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박 부장은 개성공단 처음입주 당시 북측 근로자의 한달 평균임금은 6만원 수준이었고, 2015년에 약 20만원 정도였다”며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힌 우리기업들의 생산량과 매출효과 등을 따져보면 ‘북한에 퍼주기’가 아닌 ‘북한에서 퍼오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부장은 “생산액 1억원대비 경제효과를 보면 개성공단기업을 통해 북한에 전달된 돈은 노임·사회보험료·보험료·조세공과금 등을 포함해 총 570만원이다. 반면 동일조건 하에 남측에서 임가공을 하면 8300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은 구조적 저성장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개성공단 폐쇄조치로 입은 우리기업의 피해는 컸다. 특히 제조공장을 개성공단에만 둔 기업들은 하루아침에 생산기지가 사라졌다.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성공단에 입주했지만 결국 주문량을 맞추지 못했고, 바이어와의 신뢰관계는 깨졌다. 아직까지 개성공단을 대체할 만한 공간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며, 이들 기업은 생산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는게 박천조 부장의 설명이다.

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기업을 상대로 현재 정부가 자금지원컨설팅, 판로개척교육, 맞춤형자금지원, 해외진출박람회 지원사업을 한다. 박 부장은 개성공단이 재개되기 전까지는 지금처럼 정부가 계속해서 개성공단기업 지원사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개성공단사업 재개와 관련 박 부장은 “과거와 달리 남북문제가 대화형식으로 풀리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며 “북미회담,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 삼각협의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 시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이어 “개성공단 재가동이 결정되면 개성재단은 빠른 시일내에 우리기업들이 차질 없이 개성공단에 입주하도록 힘쓸 것”이며 “이전의 제도나 운영방식을 개선해 개성공단을 향후 남북협력공간의 준거기준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천조 부장은 “과거에는 섬유봉제나 수작업 위주로 치중한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산업을 어떻게 개성공단에 진출시킬 것인지 제도적으로 고민하고, 북측과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