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수출입 중소기업 경영진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다. 특히 과거에 비해 환율변동 주기가 짧아지고, 글로벌 환율변동 이벤트가 많은 요즘, 어느 때보다 환율변동 예측이 어려워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운용하는 ‘환변동보험’을 활용,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무역협회가 14일 개최한 ‘중소 무역업계 대상 환위험 대응 설명회’에서 정희철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원화는 강세와 약세 요인이 교차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내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00원내외로 올해(1098원)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원·달러 환율은 하락기조였다. 미국정부의 원화절상 압박과 북한 리스크 완화, 경상수지 흑자 등이 원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6월19일 이후 1100원을 상회하고 있다. 미·중간 무역분쟁에 따른 불안감이 고조하고, 미국의 잇따른 금리인상에 따른 현상이다. 또 최근 IMF와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각각 2.8%, 2.7%로 0.2%p, 0.1%p 하향조정한 것도 원·달러 환율상승 추세에 힘을 보탰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 하반기 가팔랐던 원·달러 환율인상 폭이 내년에는 둔화되겠지만, 강세요인이 많아 원화의 완만한 강세기조가 이어진다고 예상했다.

정희철 동향분석실장이 주목한 원화 강세요인은 ▲경상수지 흑자 ▲미국의 원화절상 압력 ▲남북관계 개선 ▲글로벌 교역 신장세 유지 및 위험자산 선호 심리 등이다.

반면 원화 약세요인은 ▲미국 등 선진국의 긴축통화 정책,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불안 확대 가능성, 브렉시트 등 정치적 리스크 및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등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환변동보험으로 불확실한 미래 리스크 관리해야

대다수 중소기업은 금융관련 담당부서를 별도로 두지 않기 때문에 경영진이 환위험관리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홍수이 한국무역보험공사 부팀장은 ‘환변동보험을 통한 리스크 관리’ 강의에서 “환율변동에 따라 이익이 발생할 수도 있고, 손실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율변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복잡한 헤지상품을 이용하면, 과거 키코사태와 같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홍수이 부팀장은 은행의 선물환이나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이용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對일 수산물수출업체 A사는 2006년부터 환변동보험을 이용하고 있다. A사는 2006년부터 2012년 9월까지 원화가치가 올라 25억원의 이익금을 공단에 납부하고, 공단으로부터 7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후 엔저가 심화된 2012년 10월부터는 26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고, 이익금 1000만원을 납부했다. A사는 환율인상에 따른 환차익으로 적정수준으로 관리해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엔저상황, 환율인하로 발생한 환차손을 보험금으로 메우면서 수익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환변동보험, 은행 선물환보다 저렴하고 길게 보장

한국무역협회가 개최한 ‘중소 무역업계 대상 환위험 대응 설명회’에서 정희철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100원 내외로 올해 1098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환변동보험은 환율이 하락할 경우에는 환차손을 보상받고, 환율이 상승하면 환차익을 납부하는 구조다.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이 가입할 수 있고, 달러(USD)·엔(JPY)·유로(EUR)·위안화(CNY)에 대한 보험이 가능하다.

수출입기업은 환위험 관리를 위해 금융기관의 선물환을 이용하거나,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을 활용할 수 있다. 홍 부팀장은 “은행의 선물환율은 개별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환변동보험을 계약하면 최우량 기업에 제공되는 환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료도 0.02%내외로 저렴하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추가지원도 받을 수 있다. 은행의 선물환은 기업신용도에 따라 거래한도가 제한되지만, 환변동보험은 수출입실적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한도를 보장 받을 수 있다. 또 통상 거래기간이 1년인 선물환에 비해, 환변동보험은 최장 3년6개월까지 보장돼, 장기거래의 환헤지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옵션형 환변동보험, 보험료 높지만 이익금 납부면제

수출거래를 기준으로 환변동보험 상품은 ▲일반형 ▲범위선물환 ▲부분보장 옵션형 ▲완전보장 옵션형이 있다.

일반형은 환율이 하락하면 손실을 공사로부터 보상받고, 환율이 상승하면 이익금을 공사에 납부하는 상품이다. 범위선물환은 정해진 범위 내에서는 환위험에 보장하지 않아, 약정된 환율변동 범위내 손실과 이익만 보장한다.

부분보장 옵션형은 이익금 납부의무를 면제하는 대신, 환율이 하락하면 하락분의 80%만 보험금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완전보장 옵션형은 이익금 납부의무를 면제받으면서도, 환율이 떨어지면 하락분의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옵션형 상품은 보험료가 다소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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