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BHC가맹점주협의회의가 지난 9월 4일 bhc 본사 앞에서 갑질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끊이지 않는 구설로 국민간식 치킨을 대하는 소비자들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소비자야 마음 상하면 안 사먹으면 그만이지만, 가맹점주들은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나올 때마다 매출하락으로 이어져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BHC는 최근 가맹점 10여곳에 가맹계약 해지통보를 보냈다. 모두 10년이상 가맹계약을 맺어온 매장들이다.

전국BHC가맹점협의회 진정호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BHC 본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 상생약속 공문을 제출했다. 또 지난 10월 가맹점협의회와의 2차 상생협의회에서 가맹점주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10년 이상 장기 매장에 대해 계속 운영하도록 장려할 것과 복지정책 지원 등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국감이 끝나자, 본사는 10년 이상돤 매장에 대한 운영보장 약속을 산산조각 냈다”고 주장했다.

진 회장에 따르면 BHC 본사는 상상협의회에서 10년차 이상의 가맹점주들은 BHC를 함께 키워온 1등 공신이자 창업공신이라며, 운영의 안전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각종 복지정책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지점 중 BHC 광주일곡점은 올해로 계약 15년째인 가맹점이다. BHC 가맹 1호점으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지점이었지만 계약해지를 피하지 못했다. 광주일곡점주는 가맹점협의회 광주지부장으로 활동했다. 진 회장에 따르면 이번에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점주들은 모두 가맹점협의회 활동을 하는 회원들이다.

광주일곡점주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해지사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계약기간 10년이 지난 것이 사유라면 이미 이전에 해지를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해당점주는 해지사유를 본사에 문의했지만, ‘회사의 경영방침’이라고 말만 들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본사에서 해당지점이 11년 전 오일을 사입한 건이 있다고 언급했다며, 그것이 계약해지 사유라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업계관행상 사업을 접을 때 양도양수를 통해 권리금을 받을 수 있지만, 진 회장에 따르면 BHC 본사는 이마저 허용하지 않아 해당점주는 빈손으로 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상황이다. 진 회장은 이번 무더기 계약해지가 가맹점주협의회 간부로 활동한 점주들에 대한 보복조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일곡점 점주는 12월7일이 계약만료일이라며, 15년간 BHC만 해왔는데 대책없이 당할 수밖에 없어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맹점의 계약갱신요구권을 10년간 보장하고 있다. 이 조항은 때로, 가맹본사의 보복조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10년을 가맹점을 운영하며 회사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주들이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서면, 회사로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점주들에 대해 계약해지를 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 점주들은 오랜기간 일군 사업장과 단골, 운영노하우를 잃게 된다. 가맹점주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가맹사업법에서 해당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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