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하도급법 위반에 따른 벌점 경감기준을 정비한다. 누적벌점에 따라 법위반 기업에 대해 공공입찰 참가제한 및 영업정지 처분 등이 가능함에도, 벌점경감 사유를 폭넓게 적용해 솜방망이 처분을 내린다는 지적을 공정위가 수용했다.

공정위는 18일 하도급상 벌점 경감기준 정비, 벌점 관리방식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 입찰 참가 제한 및 영업정지 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하도급법령은 하도급법을 위반한 기업에게 제재조치 유형별 일정한 벌점을 부과한다. ▲경고 0.5점 ▲시정명령 2점 ▲과징금 2.5점 ▲고발 3점 등이고, 다만 하도급대금 부당 결정·감액 및 보복행위의 경우 ▲과징금 2.6점 ▲고발 5.1점이다.

하도급 법령에 따라 벌점을 받은 기업의 최근 3년간 누적벌점이 5점을 초과하면 공공입찰 참가 제한, 10점 초과시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하도록 공정위가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요청해야 한다. 3년내 특정기업이 시정명령을 세번만 받아도 공공입찰 참가가 제한되고, 두번만 고발돼도 영업정지 처분이 부과되는 강한 수준의 제재다. 문제는 누적벌점 총계에서 경감기준에 따라 벌점을 공제한 후 남은 ‘누산벌점’을 기준으로 행정처분을 내려 제재의 실효성이 문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실제 1995년 제재처분에 영업정지가 추가된 이후 현재까지 영업정지를 받은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입찰참가 자격 제한을 받은 업체도 3곳이 전부다. 하도급법 위반기업이 공정위가 운영하는 ‘감경제도’를 악용해 행정기관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특정기업이 영업정지처분에 해당하는 벌점 10점을 받았다면, 대표이사나 담당임원이 하도급법 교육을 이수해 벌점을 경감받아(0.25~0.5점), 영업정지처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미지=공정위 자료>

공정위는 이번 경감기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 또는 담당임원의 하도급교육 이수(0.25~0.5점) ▲공정거래위원장 또는 관계 행정기관장이 수여하는 표창 수상(2점) ▲하도급업체를 선정할 때 전자입찰비율 80%이상(0.5점) ▲하도급대금 현금결제비율 80%이상 100%미만(0.5점) 등 4가지를 경감사유에서 삭제했다.

이외 ▲표준계약서 사용(2점→1점) ▲하도급 대금 현금 결제 비율 100%(1점→0.5점) 등 4가지 사유는 경감 폭을 절반으로 줄였고 ▲협약이행평가 결과가 좋은 업체에 대한 벌점 감경 폭도 최우수 등급은 3점에서 2점으로, 우수 등급은 2점에서 1.5점으로 축소 조정했다.

공정위는 내년 초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벌점 경감기준을 정비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올해 관계 행정기관에 이미 3개 기업에 대한 공공입찰 참가 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했고, 10여개 기업은 올해 말 부터 추가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며, 이중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영업정지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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