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구 변호사(김범구 법률사무소·특허법률사무소, 전 엔터테인먼트법·저작권법 겸임교수)

그러나 B는 영화제작사 섭외를 마친 이후, C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절해 소설(제목:당신과 이 길을)을 완성해 인쇄까지 마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B는 C에게 자신의 작품을 표절한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자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C는 “B의 저작물이 침해된 것이 아니기에, B는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C의 주장은 타당한가? B의 저작권은 인정되지 않는가?

◇문제점=원저작권의 내용을 수정·변경해 원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창작성이 인정되면 ‘2차적 저작물’로서 새로운 저작물이 탄생한다.

그러나 창작성의 인정 여부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것은 별론으로 하고, ‘2차적 저작물’의 내용을 표절한 행위가 누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일까?

원 시나리오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합해 실질적인 개조 및 변경작업을 마치고, 객관적으로 창작성이 인정될 정도의 새로운 시나리오를 완성해 영화제작을 앞두고 있는데, 이를 표절한 소설이 나왔다. 누구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일까?<이미지=이미지투데이>

◇규정=저작권법 제2조 제1호를 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

또 저작권법 제5조(2차적저작물)에는 ‘①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이하 “2차적 저작물”이라 한다)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 ②2차적 저작물의 보호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판례=이와 관련된 판례가 많이 있지만 대표적인 판례를 소개하면,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를 가진다(동법 제22조). 이 권리를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이라 하며,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아니하고 이미 작성된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과는 별개다.

즉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은 원본 저작자에게 있지만, 원본에 의거하여 이미 작성된 ‘2차적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은(2차적 저작물 저작자의, 원저작권에 대한 침해는 별론으로 하고) 그 2차적 저작물을 작성한 자에게 저작권이 있다(대법원 1992.09.22. 선고 91다 39092 판결 등).

◇결과 및 시사점=2차적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원래의 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창작성이 있어야 하고, 원래의 저작물에 다소의 수정·증감을 가한 수준이어서 독창적인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표절에 불과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창작성의 인정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따라서 B는 자신의 창작적인 노력이 가해져 새로운 창작물로 볼 수 있는 부분의 침해에 대해 C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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