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물류·소프트웨어·관광 등의 산업분야에서 중소기업간 경쟁과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 및 독점거래에 관한 법률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는데, 이 때문에 중소기업간 협업이 어려운만큼 관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신산업 육성책, 재벌대기업 경제력 집중현상 심화 우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남근 부회장은 드론·빅데이터·블록체인·무인자동차·의약품 등 정부의 신산업 육성책이 대기업투자에만 의존하면,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력 집중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간 공동사업이나 중소기업 협동조합 단위의 공동사업을 활성화하는 등의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중소기업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김남근 부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조항은 중소기업사업자간 또는 협동조합간 공동행위를 금지한다.

이에 김 부회장은 “중소기업 강국인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중소기업 단체 단위로 해외진출을 하거나 공동교섭을 통해 성과공유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며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거래조건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의 공동행위를 부당공동행위 금지조항 적용에서 배제하고, 사후적으로 경성담합에 해당되면 처벌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中企공동행위, 부당공동행위 금지조항 적용에서 배제를”

담합행위가 우려되는 경우 해당중소기업이 공정위에 사전심사를 신청해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와함께 대·중소기업간 거래조건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단체의 교섭력도 강화해야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원자재 가격이나 최저임금이 인상됐을 때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하는 하도급법상 ‘납품대금 조정제도’는, 대기업과 개별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 본사와 중소기업단체 간 공동교섭을 전제로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부품 모듈화를 통해 부품의 경쟁력을 강화한 경우 그 성과를 공유하는 상생법상 ‘성과공유제’, 문재인 정부가 추진을 약속한 ‘협력이익공유제’ 모두 중소기업단체의 공동교섭이 원칙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남근 부회장은 “드론, 빅데이터, 블록체인, 무인자동차, 의약품 등 신산업 분야를 육성하는 정부의 정책이 대기업 투자에 의존하는 산업정책으로 집행될 경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력 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대리점·유통납품기업·하도급기업의 집단교섭 사실상 불허

또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단체들이 가맹본사와 상생교섭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지만, 대리점·유통납품기업·하도급기업에는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집단교섭 자체가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다. 공정거래법 제19조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집단교섭이 가능하다고 규정했지만, 공정위가 집단교섭을 인가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다는 게 김 부회장의 설명이다.

따라서 김 부회장은 “거래조건 개선이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단체들의 공동행위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적용을 배제하고, 사후 가격담합이 발생한 경우에 처벌하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공정거래법 제60조는 중소기업협동조합 활동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배제한다고 규정했지만, 연매출 50억원이상 기업이 포함된 경우에는 동 규정을 적용할 수 없어 사실상 사문화된 규정이다. 

김남근 부회장은 중소기업의 시대적 현실을 반영해 가맹점·대리점 점주단체, 하수급업체 단체 등에 대해서도 상생교섭이 허용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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