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의 사업체 유지기간에 따른 산업별 비중

( )안은 자영업 고용증감. 단위: 천개, %<자료=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

자영업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임금근로자 가구의 3배에 달하는 가운데, 자영업 창업의 절반이 운수·음식숙박·도소매 등 저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창업에 필요한 정보제공 등 대책이 시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노동리뷰 5월호에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토대로 한 ‘자영업 고용구조와 소득 실태’ 제하의 기고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산업별 1인당 부가가치와 자영업 비중

2013년 기준. 산업별 1인당 부가가치는 산업별 실질GDP를 취업자 수로 나눈 값. 단위: 백만원, %<자료=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

 
이 기고에서 산업별 1인당 부가가치와 자영업 비중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부가가치가 가장 낮은 3개 업종인 운수·음식숙박·도소매업에서 유독 자영업의 비중이 높았다. 특히 운수업의 경우 자영업 비중이 45.7%에 달해, 절반가량이 자영업이었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도 30%가 넘는 자영업 비중을 보였다.

문제는 이들 산업을 사업체 유지기간으로 분석한 자료다. 창업한지 1년 미만인 신생 자영업체를 산업별로 분석한 결과 도소매 22.7%, 운수업 11.1%, 음식숙박업 14.2%로 3개 산업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48%를 차지했다. 창업 1년 이상의 자영업체에서 이들 3개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7%에 그쳤다.

가뜩이나 저부가가치·과밀한 업종에 신생 자영업자가 몰리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육성하기 위한 산업정책의 재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영업의 30~40대 vs 50세 이상 비중

단위: %. <자료=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

자영업자의 중·고령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자영업 종사자 중 50세 이상 중고령층의 비율은 2004년 40%를 넘긴데 이어 2009년에서 30~40대를 추월했다. 자영업 중 55세 이상 비중과 부가가치를 비교한 자료에 의하면 운수업은 60% 이상, 도소매 및 음식숙박은 50% 이상이 55세 이상이었다.

자영업자 가구와 임금근로자 가구와의 소득비교를 통해 보면 이러한 추세의 단면을 볼 수 있다. 다른 연령층에서는 양자 간의 소득격차가 완화된 반면, 50세 이상 가구주의 경우에서는 그 격차가 심화됐다는 것이다.

2인 이상 도시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한 자영업 가구의 2013년 소득은 349.2만원으로 전년 350.8만원에 비해 줄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 가구 소득이 449.2만원에서 460.6만원으로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에 따라 2013년 자영업 가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임금근로자 가구의 7.2%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 비율은 2004년 16.7% 대 7.8%에서 자영업 가구만 가파른 상승세(4.2% 상승)를 보였고 임금근로자 가구는 소폭 하락(0.7%)했다.

상대적 빈곤율 추이

2인 이상 도시가구 기준. 단위: %.<자료=한국노동연구원, 통계청>

김복순 책임연구원은 자영업 창업이 과밀업종에 몰리다보니 수익구조의 악화를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창업하는 사람이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포화를 알고 있으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경제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자영업 시장에 뛰어드는 것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더해 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엔트리 창업자’가 늘어나는 현상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창업 1년 미만의 신생 자영업자 중 임금근로자 경험이 있는 사람이 51.2%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실직 후 충분한 준비 없이 소자본으로 창업했다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부채만 떠안은 채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창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작정 ‘음식장사’에 뛰어들지 않도록 퇴직전 경력을 활용할 기반 조성, 자영업에 도전했다 실패한 사람들의 ‘패자부활’ 재취업을 돕는 정책적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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