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파견 등 기업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다른 기업의 노동자를 사용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수가 3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기준 전체 임금노동자의 17.4%에 이른다.

규모별 간접고용 규모

<자료=간접고용 노동의 국내외 실태(황선웅 부경대 교수)/국가인권위원회>

문제는 전체 노동자 10명 중 2명 정도가 간접고용으로 추산됐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아 ‘과소 추산’ 됐으며,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간접고용 노동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원청 정규직보다 업무상 재해 경험 비율도 높고, 본인부담으로 처리하는 비중도 높았다.

국가인권위원회가 16일 개최한 ‘간접고용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정책토론회’에서 부경대 황선웅 교수가 발표한 ‘간접고용 노동의 국내외 실태’에 따르면, 간접고용 노동자는 346만5239명으로 추산된다. 300인미만 사업체는 181만6385명, 300인이상 사업체는 164만8854명 규모다.

황 교수는 “간접고용의 규모를 통계적으로 정확히 추산하는 것은 어렵다”며 “간접고용 노동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300인미만 사업체는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추산하고, 300인이상 사업체는 고용형태 공시제 자료를 활용했으며, 고용형태 공시제에서 제외돼 있는 공공부문의 경우는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실태조사를 통해서 파악한 자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고용형태별 사회보험, 복지 적용률

단위:%<자료=간접고용 노동의 국내외 실태(황선웅 부경대 교수)/국가인권위원회>

그러나 황 교수는 “현재 간접고용 규모를 추산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해서 파악한 숫자이지만, 여전히 과소추산 됐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간접고용 노동자는 더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파견·용역 노동자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파견과 용역의 고용형태만 보면, 2001년에는 파견과 용역을 합쳐 45만명 수준이었는데, 2017년에는 87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법적 규율 대상인 파견보다는 법 테두리를 벗어나 있는 용역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또한 실태조사 결과에서 간접고용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 경험 비율은 37.8%로, 원청 정규직(20.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를 산재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본인부담으로 치료하는 비중 또한 간접고용 노동자(38.2%)가 원청 정규직(18.3%) 보다 높았다.

임금수준은 정규직에 크게 못 미쳤다. 간접고용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을 보면, 파견근로가 175만원, 용역근로가 156만원으로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인 242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정규직의 평균임금인 306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 파견근로는 57%, 용역근로는 51% 수준이다.

고용형태별 임금

2017년 기준/단위:만원, 명<자료=간접고용 노동의 국내외 실태(황선웅 부경대 교수)/국가인권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용 불안정과 노동조건의 악화, 위험업무의 외주화, 노동3권의 실질적 제약 등 노동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구의역 및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사망 사건 등에서 보듯 생명과 안전한 노동환경은 노동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며, 하청노동자들의 희생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 해결과 노동환경의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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