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업은 서울 중구에 본사를 둔 업체로, 이 회사 대표가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 염전, 빌딩 등을 보유하고 있다. A기업은 경기도 고양시 ○○동에 있는 개발제한구역(Green Belt) 내 토지 1만9790㎡(약 5986평)를 활용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개발제한구역에 묶여 개발할 수 있는 건축물이 거의 없었다.

상속받은지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없이 토지를 연간 약 3000만원에 임대를 주고 있었다. 임차인은 당해 토지에 농촌체험 시설을 갖추고 또 귀농귀촌 예비 농부를 위한 귀농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거시경제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도시정책 변화방향을 살피고, 대응해야 한다.<사진=(주)밸류마크자산관리>

그러던 중 최근 당해 토지에 승마장을 건설해 승마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말산업육성법 등 말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이 발표되자 개발제한구역이라도 생활체육시설(승마장 포함)이 가능하다는 법제처의 답변을 구해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결과 대상지 인근지역은 주거지역으로 민원소지가 많을 것이며, 또한 문화재영향성검토지역(벽제관지)으로 문화재현상 평가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결국 승마장을 포기하고, 사회인 야구장을 건립키로 했다. 야구동호회가 수도권에 약 3000개 이상되는 등 사회인 야구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는 개발제한구역 내의 야구장 건립이 난립해 민원소지가 발생하자, 야구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개발제한구역 내에 건립하는 것을 쿼터제로 바꿨다. 쿼터제는 연간 5개 이내 업체에만 인허가를 내주는 것이다. 결국 이마저도 내년으로 넘겨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A기업의 사례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거시경제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도시정책 변화방향을 살피고, 사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일러준다.

지자체의 정책변화를 잘 몰라 낭패를 본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B기업도 이런 경우다. 이 기업 또한 야구장을 건립하기 위해 토지를 취득했으나, 생활야구장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민원이 발생하고 무허가 용도변경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자 지자체가 당분간 야구장 건립 인허가를 보류하는 지침을 내린 사실을 몰랐다.

부동산은 어느 시기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수익가치와 상품가치가 달라지게 된다. 부동산은 늘 움직이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법과 제도, 시장상황, 외적인 환경변화, 심리적인 상태, 가격 등에 따라 부동산의 활용도는 항상 변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며, 그에 맞는 가치전략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주)밸류마크자산관리 남관현 투자본부장]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