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8일 열린 합동참모본부 신청사 테이프 커팅. 당시 국방부는 이 건물이 특등급의 내진설계와 EMP 방호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사진=뉴시스/합참>

EMP(Electromagnetic Pulse, 전자기펄스)는 전자기장에 의해 발생하는 진동을 말한다. 1962년 태평양 400km 상공에서 실시한 미군의 핵실험 이후 1000km 이상 떨어진 곳의 전자장비, 신호등, 전화 등이 작동을 멈춘 바 있는데 핵폭발에 의해 발생한 EMP가 그 원인이라고 밝혀졌다.

이는 콤프턴효과(Compton effect)로 설명된다. 핵폭발 등으로 생성된 엄청난 에너지 상태의 감마선 광자가 에너지 단위가 낮은 원자에 충돌하면 질량이 작은 전자가 방출된다. 이것이 대기 중에 강력한 전자기장을 형성해 전자회로에 파괴 혹은 간섭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EMP는 인명이나 시설에 영향을 주지 않고 적을 공격하는 비살상 무기체계의 하나로 현대전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소리 없는 폭탄’이라는 별칭도 있다. 대통령 암살을 위해 EMP탄을 터뜨려 주변의 전자부품은 물론 자동차까지 작동을 정지시키게 만드는 국내 드라마의 설정도 있었다.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도 2009년부터 2015년까지 EMP탄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8월에 준공된 합동참모본부 신청사의 설계도가 통째로 유출됐다는 의혹이 YTN 단독으로 보도되면서부터 최근 EMP가 일반인의 입에도 회자되고 있다. 이 설계도에는 EMP 방호시스템과 도청방지 시설까지 자세하게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국방부는 당초 이 설계도를 기밀로 분류하지 않았고, 2년째 외부에서 유출의 가능성에 노출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또 다른 보도를 통해 EMP 설계비용을 둘러싼 업체간 법적다툼 과정에서 국방부가 재판부에 “EMP 실제 사업도면과 업체가 보유한 설계도면이 일치한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 의혹이 실재한다는 것이다. 설계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업체는 설계비를 지급받지 않아 도면을 회수시키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가 해당사업의 설계를 담당한 업체에 소위 ‘갑질’을 해 설계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을 도면 유출 원인의 하나로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EMP 방호시설 구축사업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상 ‘국가 안전 보장이나 국가기관 행위를 비밀리에 할 필요가 있는 경우’로 규정해 분리 발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시지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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