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기업에도 2080의 법칙을 적용해도 될 것 같다. 국내 5대그룹의 기업수는 500대기업 중 20%가 안되지만, 순이익의 80%를 넘게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3년도 결산자료(연결기준)를 토대로 매출액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상위 5대 그룹의 500대 기업내 기업 수는 91개로 18.2%로 전체의 20%가 안되지만, 이들의 매출 비중은 곱절이 넘는 40.9%, 순이익 비중은 4배가 넘는 80.3%를 차지했다. 더욱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대비 14%포인트나 수직상승한 수치다.

5대 그룹을 제외할 경우 500대 기업의 매출은 0.1% 되레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4.5%와 –48.5%로 감소율이 커진다. 영업이익률 역시 5대 그룹이 7.7%로 하위 기업(3.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실제로 30대 그룹 중 두산과 신세계 등 5곳을 제외한 5위권 밖 20곳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이중 한진과 OCI, 대우건설은 적자전환 했다. 19개 그룹은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한진은 적자가 확대됐고 현대중공업, GS, OCI, 대우건설은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전체 500대기업에는 삼성이 22개사를 포함시키며 15.7%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보였고 현대차와 SK가 19개 계열사로 9.3%와 7.1%를 차지했다.

한편 2013년 500대기업 전체 매출총액은 2638조95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 늘어났지만 당기순이익은 86조900억원으로 무려 12%나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140조1100억원으로 2.4% 감소했다. 2012년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 증가율은 7.2%에서 1.6%로 낮아졌고 당기순이익은 –7.8%에서 -12.0%로 감소폭이 커졌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4.4%에서 –2.4%로 감소폭을 다소 줄였다.

업종별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전기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 순이익이 대부분 감소했고 특히 최근 구조조정이 한창인 금융권과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조선·기계·설비, 석유화학, 건설 등 중후장대형 업종의 순이익은 20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삼성전자의 호조에 힘입은 IT전기전자와 생활용품·제약 등 일부 내수업종만 순이익이 늘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19개 업종 중 12개(63%)의 순이익이 줄었다.

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증권으로 지난해 순이익 3700억원으로 전년 1조1300억원 대비 67% 줄었다. E1·SK가스 등 에너지 업종이 –42.9%(기업 수 22개)로 증권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은행(13개, -39.6%), 석유화학(48개, -32.6%), 보험(29개, -20.9%), 식음료(31개, -16.8%), 여신금융(10개, -16.2%), 통신(3개, -15.6%) 순으로 순이익 감소폭이 컸다.

특히 은행, 보험, 증권, 여신금융 등 금융권은 모든 업종의 순이익이 17조9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5조7000억원(-31.9%) 줄었다. 조선·기계·설비, 석유화학, 건설 등 중후장대형 업종은 2012년 10조3000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나마 삼성전자의 호조에 힘입은 IT전기전자(46개)가 30조1000억원에서 37조6000억원으로 순이익을 24.8% 늘리며 500대 기업 실적을 방어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228조7000억원으로 1위에 올랐고 이어 현대차(87조3000억원), SK이노베이션(66조7000억원), 포스코(61조9000억원), LG전자(58조1000억원), 국민건강보험공단(55조1000억원), 현대중공업(54조2000억원), 한국전력공사(54조 원), 기아자동차(47조6000억원), GS칼텍스(45조7000억원)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500대 기업의 커트라인이 6800억원에서 7500억원으로 700억원 높아졌다. 하지만 영업이익 기준 ‘1조 클럽’ 수는 22개로 전년 27개 대비 5개가 줄어 수익성은 부진했다.

이번 자료에서 세메스, 롯데홈쇼핑 등 31개 기업이 500대 기업에 신규로 진입했고 STX엔진, 이테크건설 등 주로 업황 부진에 시달린 기업들이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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