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법은 도시미관과 교통안전을 위해, 자동차를 이용한 광고활동은 사업용만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수익사업을 다양화하고, 옥외광고대행업자의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자기소유 자동차에도 타사광고를 전면 허용하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최근 발표한 지역현안 규제 사례를 보면, 비사업용 자동차에도 타사광고를 게시할 수 있도록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사업용 자동차 타사광고 허용…자기소유 자동차는 불가

현행법에서는 사업용 자동차와 사업용 화물자동차에 한해서 타사광고를 허용하고 있다. 그 외에 자영업자 등의 자기소유 자동차에는 자사의 광고만 할 수 있다. 사업용 자동차 등에 타사광고를 허용한 것은 대중교통 이용요금 인상폭을 절감하고, 지자체의 적자보전 금액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도시미관과 교통안전을 위해, 자기소유 자동차의 타사광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업용 자동차 등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사업용 자동차·화물자동차 등이 광고물 게시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반해 개인용 자동차는 원천적으로 기회가 차단되기 때문이다.

또, 성격상 사업용 자동차와 동등한 적용을 받아야 할 푸드트럭은 특수자동차로 분류돼 광고 허용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해외에서는 개인 자동차 활용한 옥외광고 산업 활성화

이는 해외사례에 비춰봐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중국 등에서는 개인용 자동차도 옥외광고를 할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관련 산업도 활성화돼 있다.

중국의 한 O2O스타트업은 광고주와 개인차주가 서로 선택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중개하는 O2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중국의 A건설회사는 직원 소유의 자동차에 자사광고를 부착하면, 매달 월급에 400위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자동차 광고산업 활성화로, 중국내에서 개인자동차에 광고를 붙이고 매월 수익을 얻는 차주들을 이르는 甲客族(ads-on-car drivers)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행정안전부는 “옥외광고물법의 전반적인 체계가 흐트러짐은 물론, 도시미관이나 생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돼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업자들은 자기소유 자동차의 경우 이미 자사광고를 허용하고 있고, 광고물 표시위치와 표시내용 등이 사업용 자동차보다 더 규제가 강하다며, 이미 자사광고가 가능하고 표시방법도 허용돼 있는 자기소유 자동차에 대해 타사광고만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말한다.

“개인용 자동차 10%만 참여해도 3000억원 시장 생겨”

개인용 자동차에 타사광고를 허용할 경우, 개인용 자동차가 10%만 참여해도 연 3000억원의 시장이 창출된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자기소유 자동차에 대해서도 타사광고를 전면허용하거나 자영업자에 한해 타사광고를 허용하는 방법, 또는 공익광고·지역제한 방식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영구적인 규제완화를 즉시 시행하는 것이 어렵다면, 일정기간 시범운영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이에대해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관련 어플 개발 및 수요 증대 등 변화된 시장 현실을 반영해, 비사업용 자동차에 대해서도 타사광고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규제학회는 “자기소유 자동차 이용 광고물에만 도시미관 및 교통안전 저해 등의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규제 형평성에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로 보인다”며, “최근 경기침체, 최저임금 등 경영 애로가 많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경기활성화 차원에서 자영업자 소유의 자동차에 공익광고를 허용하거나 제주도·울산 등 일정지역에 시범운영하는 등 제한적 허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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