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우기홍 대표이사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부결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20년 만에 대한항공 경영권을 잃게 됐다. 주주권 행사로 총수가 물러나는 첫 사례다.

27일 열린 대한항공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64.1%의 찬성표를 얻었으나, 참석 주주 2/3(66.6%)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대한항공 지분 11.56%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이에 앞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업가치 훼손 혹은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조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33.35%)에 이어 2대 주주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로부터 기내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또 조 회장 부인과 세 자녀는 2015년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 ‘물컵 갑질’, ‘대학 부정 편입학’, ‘폭행 및 폭언’ 등 각종 사건에 연루돼 사회적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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