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요금제 인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지난달 27일 인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중저가요금을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려됨에 따라, 이를 보완해 SK텔레콤이 이번에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차 인가신청 당시 7만5000원에 데이터 150GB 제공, 9만5000원에 200GB 데이터 제공 요금제를 제출했다. 이에대해 과기부가 중저가요금을 마련하라고 반려하자, SK텔레콤은 월정액 5만5000원에 9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런 조건의 중저가요금제는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구색 맞추기라는 비난이 나온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5G요금 내리는 시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출근길 동시다발 캠페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참여연대 제공>

지난해 12월 기준 무선전화 가입자 1인당 월간 데이터 사용량은 8GB를 돌파했다. 2015년 4GB 돌파 이후 불과 3년 만에 2배 증가했다.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을 내세운 5G서비스에서 통신소비자가 가상·증강 현실 등과 같은 서비스를 사용하면, 일반고화질(HD) 영상보다 10배이상의 데이터 용량이 필요하다. 즉 월 9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사용했던 통신소비자는 5G서비스를 사실상 사용할 수 없거나, 사용하면 요금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참여연대가 “소비자들을 모욕하는 소비자 조롱 요금제”라며 비판하는 이유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과기부로부터 받은 이동통신 3사의 2G·3G·LTE 원가 관련 회계 및 인가 자료에 따르면, 이통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2G·3G·LTE 사업에서만 적정이윤을 포함한 총괄원가를 제외하고도 약 19조4000억원의 초과이익을 벌었다. 원가보상률만 최대 140%에 달하는 과도한 폭리다. 

원가보상률이란 영업수익을 적정이윤이 포함된 총괄원가로 나눠 100을 곱한 것이다. 원가보상률이 100% 이상이면 통신사가 적정이윤보다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갔다는 말이다. 결국 그동안 소비자들은 필요이상의 통신비를 지불했으며, 통신대기업의 요금인하 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도 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통신사가 저가요금제를 고의로 출시하지 않거나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상대적으로 미미하게 해, 소비자들이 별 수 없이 고가요금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행태를 그동안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은 생활필수품이 됐고, 공공재인 통신서비스를 이동통신 3사가 독점 공급하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5G서비스가 공급되면, LTE사용자 모두가 5G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 3사의 독점수익을 보장할 것인가, 국민의 통신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의 독점수익을 제한할 것인가, 이제 공은 과기부로 넘어갔다. 

조삼모사(朝三暮四)격인 SK텔레콤의 인가신청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지 않으려면, 과기부는 이번 인가신청도 반려해야한다. 그리고 통신소비자가 5G서비스 시행에 따른 통신기본권을 누리면서도, 납득할 수 있는 요금체계를 다시 마련하도록 SK텔레콤에 촉구해야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통신요금은 이용자가 편리하고, 다양한 전기통신역무를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돼야한다. 전기통신사업법 취지에 따라 SK텔레콤의 인가신청을 반려할 것을 과기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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