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18일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와 실천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중기이코노미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와 실천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은 18일 경실련이 개최한 문재인 정부 2년 평가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재벌관련 공약에 대해 “실현돼도 재벌 경제력 집중 완화에 도움은 될지언정 해소는 어려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공약의 실천의지가 부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관련 공약을 ▲황제경영 방지 ▲지배력 강화 방지 ▲갑을문제 해결 ▲금융계열사 관련 공약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갑을 문제에 가장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관련 불공정 행위를 적극 조사하고, 행정력을 동원해 위법사항을 적발하는 문제에 집중했다고 봤다. 그러나 “행정력을 동원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했지만, “갑을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 제시는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황제경영 방지 관련 공약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상법 개정안에 들어가 있다. 주된 내용은 전자투표 의무화, 대중대표소송,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이다. 

박 위원장은 집중투표제 등은 보수야당에서도 공약에 포함시킨 사항이라며, “이런 것은 상법이 개정돼도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이사회 인선의 경우, 재벌들의 이사회 규정을 보면 헤드헌터를 통한다는 등 절차는 이미 다 완비돼 있지만, 실제로는 총수가 이사를 맡아달라고 한 다음 절차를 요식행위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에 대해서도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안에는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새로 설립되는 회사에 한해서만 상향하는 내용이 담겼다. 순환출자 해소 역시 신규 지정되는 기업집단에 한해서만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을 도입하고자 한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재벌 개혁을 포기한다는 선언”이라고 질책했다. 그는 기업집단 출자규제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안착 등 개벌개혁을 위한 과제를 제언했다. 

중소기업 관련 공약이행률 높지만, 단순 지원 머물러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1169개 중 완전이행을 16.3%로 평가했다.   ©중기이코노미

토론회에서는 재벌개혁 분야 외 다른 공약이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날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1169개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했는데, 전체 공약 중 ▲완전이행은 16.3%, ▲부분이행은 55.9%, ▲후퇴이행은 1.7%, ▲미이행은 24.6%로 평가했다. 

가장 이행률이 높은 공약은 중소·중견기업 육성이었다. 총 44개의 공약 중 완전이행이 21개로 47.7%의 완전이행률을 보였다. 부분이행 역시 21개였으며, 후퇴이행이 1개, 미이행이 1개로 평가됐다.

윤 사무총장은 중소·중견기업 육성 분야의 이행률이 높은 원인으로, 정부가 재정을 바탕으로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개혁을 위한 공약보다 단순한 지원에 머물렀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했다. 또 남은 임기 동안 체질 개선을 위해 법·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완전이행률이 높은 분야로는 경제민주화(36.9%), 일자리 창출(29.3%) 등 경제분야가 많았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분야 역시 이행률이 높게 나타난데 반해 재벌개혁과 경제구조개혁을 위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하고, 공약추진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윤순철 사무총장은 “구조적인 문제는 법 개정 사항이 많은데, 국회의 의석구조상 법 개정이 쉽지 않은 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이 했어야 하는데 못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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