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30일 골프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무혐의 처분을 비판하고, 공정위 무혐의 처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골프존의 스크린골프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코스이용료(R캐시) 지불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골프존과 스크린사업자들 간의 공방이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공정위 무혐의 처분은 헌법소원 대상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전골협)·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는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골프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무혐의 처분을 비판하고, 공정위 처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정도의 양창양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골프존의 거래상지위 남용행위 등에 관한 사건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무혐의 및 심사절차 종료를 결정한 것은 헌법 제11조(평등권) 및 제27조(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에 따르면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또 공정위의 무혐의 조치는 헌재법 제68조제1항에 정한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돼 헌법소원 대상이 된다는 결정례도 있다(2002. 6. 27. 선고 2001헌마381). 이에따라 골프존 스크린사업자들은 공정위의 무혐의 처분이 공권력 행사에 해당된다며 공정위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전골협은 골프존이 ▲지속적 거래관계에서 부당한 거래거절로 사유재산권을 침해했고 ▲고객이 스크린골프 시스템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코스이용료(R캐시)를 점주에게 선충전하도록 함으로써 부당하게 통행세를 징수했고 ▲대형직영점 보복출점으로 자영업자의 골목상권 침탈 했고, 협동조합 와해공작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골프존을 피신고인으로 공정위에 ‘부당행위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올해 2월 신고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했다는 회신을 전골협에 보냈다. 공정위는 회신문에서 “GL이용료(R캐시)를 이용자들로부터 직접 징수하지 않고 점주들이 충전한 온라인캐시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징수함으로써, 캐시충전을 강요하고 이용료를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신고사실에 대해 ‘구입 강제·이익제공 강요·판매목표 강제 등과 동일시 할 수 있을 정도의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다.

추혜선 의원 “공정위 결정, 의문 가질 수 밖에 없다” 

추혜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골협이 제시한 골프존의 불공정행위를 살펴보면, 공정위의 결정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추혜원 의원실에 따르면 골프존은 고객들이 아닌 점주들에게 R캐시를 선납하도록 했고, 점주들이 이를 납부하지 않을 경우 기기사용을 중단시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해, 코스이용료 납입을 강제했다. 골프존의 코스이용료 매출액은 2017년기준 1200억원에 달한다.

추혜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골협이 제시한 골프존의 불공정행위를 살펴보면, 공정위의 판결에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추 의원은 본사가 코스이용료 부가 사실을 사전에 공지했고, 점주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공정한 거래질서 저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공정위의 설명은 현실을 제대로 읽지 못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골프존은 원가의 10배가 넘는 비싼 기기를 구매하도록 해 폭리를 취했고, 시간이 지나 기기시장이 포화에 이르자 초기에는 받지 않았던 코스이용료를 신설해 점주들에게 강제한 것은, 그야말로 가장 전형적인 거래상 지위남용 사례라고 지적했다.

또 골프존은 무분별한 신규점포 확장으로 상권침해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며, 그럼에도 공정위는 직영점 개설에 따른 경영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직영점 개설에 따른 영업이익이나 비용·순이익과 같은 지표들을 근거로 판단하지 않고, 고객들의 평균 라운드 수 증감으로만 계산해 잘못된 결론이 나왔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직영점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점주들이 울며겨자먹기로 가격을 인하하거나, 이벤트 행사를 진행해 가까스로 사업장을 유지하는 상황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추 의원은 “공정위가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피해자들이 법원에서도 구제받을 수 없다는 선고와도 같다”며 “헌법재판소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심결, 다시 되돌릴 수 없어 헌법소원심판 제기

방기홍 한상총련 회장은 “공정위가 피해를 입은 점주들 몇 명의 의견만 청취했어도 그와 같은 결과가 안나왔을 것”이라며 “공정위의 무혐의 처분으로 골프존 본사의 갑질에 정당성을 인정하고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에서 불공정행위를 정확히 판단해 공정위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도 심사숙고해 판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경화 전골협 이사장은 “공정위에서는 점주들의 신고취지를 잘 알면서도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약관에 동의했다는 이유 ▲공정위의 오판에 의해 타단체가 신고했던 관련소송에서 패소한 사건을 판례로 변명하는 골프존측 변호인 김앤장의 주장만을 그대로 인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조사가 편파적이고 부당한 조사결과라고 판단되지만, 공정위 심결은 법원 3심제와는 다르게 헌법소원밖에는 재심사를 청구할 방법이 없어 결국은 헌법소원을 청구하게 됐다”며 헌법소원 청구취지를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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