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은 일반적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채무발행자의 신용가치를 평가한 등급이다. 기업의 신용등급은 이 때문에 회사채나 기업어음의 발행금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기업신용등급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이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은 조달청 등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발주하는 물품, 용역, 시설공사 입찰시 경영상태를 평가할 때 사용되고 있다. 총 배점의 14%에 달해 조달시장 참여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신용등급을 잘 관리하는 것이 조달시장 참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신용등급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기관의 평가방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경경영지원단이 지난 14일 개최한 ‘기업 신용등급 개선 전략 세미나’에서 김도경 NICE평가정보 팀장은 신용평가기관들의 평가방법을 소개하며 “재무제표 관리가 신용등급 관리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등급 단계는 평가기관마다 일부 차이가 있다. NICE평가정보는 기업신용을 AAA에서 D까지 총 10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고 등급은 AAA인데 한국에는 10개 내외의 회사들만이 이 등급을 받고 있다. CCC등급 아래인 열위기업들은 부실 확률이 크게 높아지며, D등급은 현재 부도가 나는 등 신용위험이 발생했거나 그에 준하는 기업들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보통’에 해당하는 BB와 B등급이다.  

기업신용평가 등급 체계

<자료=NICE평가정보>

한경경영지원단이 CEO 등을 대상으로 지난 14일 개최한 ‘기업 신용등급 개선 전략 세미나’   ©중기이코노미

김 팀장은 여러 가지 평가항목 중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두 가지를 꼽아 설명했다. 부채비율은 자본총계와 부채총계의 비율이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이 낮을수록 건전한 기업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비율이다. 단기간, 주로 1년이내에 상환해야 할 부채와 현금 등 유동자산의 비율을 의미한다. 상식적으로 단기간에 갚아야 할 빚보다 현금이 많을수록 안정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유동비율은 높을수록 좋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김 팀장은 기업신용평가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신용관리의 첫걸음은 경영자의 관심에서 출발한다”며, 기업의 실적과 재무상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경영진 개인의 신용관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의 개인신용이 불량한 경우 회계부정이나 횡령 등 기업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영업경쟁력과 안정적인 거래처를 확보하라고 제언했다. 대기업 협력업체처럼 매출이 안정적일 경우 좋은 신용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래이익을 뒷받침할 기술과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특허나 인증획득 등에 신경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거래처 부실화도 체크할 필요가 있다. 납품관계로 연결된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한 개 회사가 부실화될 경우 연쇄도산이 발생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확보 노력과 함께 거래처 다변화로 리스크를 줄이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적정규모의 채권채무를 관리하고, 현금흐름을 건전하게 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10만원 이상의 금액을 10일 이상 연체하는 것도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액의 단기연체도 금물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자료제출은 투명하게 충실하게 해야 하며, 적극적인 자료제출을 통해 기업이 먼저 상태를 소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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