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씨엔티의 오재순 대표가 개발중인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 ㈜청우씨엔티는 이동형 유해가스 정화기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청우씨엔티는 2014년 창업해 채 5년이 안된 초기기업이지만, ▲벤처기업인증 ▲이노비즈인증 ▲조달청 벤처나라 지정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유망환경기업인증 ▲병역특례업체 지정 등 짧은 기간에 착실히 내실을 쌓았다. 이와같은 성적은 청우씨엔티 오재순 대표의 빈틈없는 성격이 한몫 했다.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근무했던 오재순 대표, 크린룸 설비사업을 시작한 남편을 돕기 위해 다니던 병원을 그만두고 남편사업에 함께했다. 12년 함께 일을 하며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오 대표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했다.

생활 속 아이디어가 사업 아이템으로

“어느 날 네일숍을 갔는데 먼지를 빨아들이는 작은 집진기가 성능도 형편없고 허술하더라고요. 당장 같은 제품을 구입해 분해해봤죠.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오 대표는 경기테크노파크에서 지원하는 ‘기술닥터’를 신청했다. 기술전문가가 무료로 기술컨설팅을 해주는 사업이다. 기술닥터의 소개로 소형모터 제조기업을 알았고, 그 업체의 모터를 활용해 소형집진기를 개발한 것이 첫 모델이었다.

㈜청우씨엔티가 생산하는 이동형 유해가스 정화기 ‘CAFU’ 라인   ©중기이코노미

그런데 만들고 보니, 크기가 커 네일숍에서 쓰기는 어려웠다. 고민 끝에 인근 대학병원 안전관리자를 찾아가 유해가스와 냄새, 먼지 등을 정화하는 장치를 무료로 제공할테니 사용해보라고 제안했다. 포르말린 등 유해물질 사용이 많은 병원에서는 공기정화장치 사용이 의무지만, 기존 제품들은 크기가 커 사용이 불편했다. 청우씨엔티의 제품을 사용해본 관리자는 제품성능에 만족해 보건관리자협회 카페에 동영상을 포함한 후기를 올렸고, 청우씨엔티가 전국의 병원에 유해가스 정화기를 납품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실험실, 제약회사 등 다양한 수요처 발굴

“산업용 제품이지만 너무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 않도록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특히 수출을 목표로 유럽시장에서도 선호하도록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죠.”

첫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개발했다. 수요처는 실험실, 연구실, 납땜작업장, 금속가공·연마작업·부품가공 작업장, 약국, 제약회사, 병원 등 다양했다. 합리적인 가격에 이동과 사용이 간편할 뿐 아니라, 소음·전력사용도 적어 산업현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오 대표는 청우씨엔티가 생산하는 공기정화기에 ‘CAFU’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적용했다. CAFU는 ‘Clean Air For yoU’의 줄임말로, 고객들에게 맑은 공기를 선물하겠다는 의미다.

CAFU 제품 생산라인(위)과 출고를 앞두고 창고에 대기중인 제품들.   ©중기이코노미

CAFU 제품들은 현재 태국·폴란드·싱가포르·말레이시아·중국 등에 수출된다. 제품개발 시작부터 수출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수출을 위한 준비도 철저히 했다는 게 오 대표의 말이다. 무역실무와 비즈니스영어 등 필요한 교육이 있으면 수강했고, HS코드·수출국상표등록·인증 등도 미리 준비했다.

“수출을 위해서는 HS코드나 타깃시장에서 요구하는 인증 등을 충분히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막상 바이어와 계약해도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죠.”

정부 지원사업 활용하면 회사발전 마중물

청우씨엔티는 수많은 특허와 각종 인증, 해외 인증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작은 기업에게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정부의 수출 바우처 지원사업 등을 충분히 활용했다고 오 대표는 말한다.

“보통 제조업체 대표들이 현장에서 작업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잠시 시간을 할애해 정부의 지원사업을 잘 살펴보면, 회사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 있죠. 한번 하는 건 어렵지만 계속 하다보니 사업계획서나 지원서를 작성하는데 노하우가 쌓이고, 나에게 꼭 필요한 지원사업을 찾아내는 안목도 생기더군요.”

오 대표는 현재 주력제품인 산업용제품 수출에 당분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후에는 B2C를 목표로 차량용 공기청정기, 주방용 공기정화기 등 가정용제품까지 생산라인을 확대할 생각이다. 또 의류먼지 제거 제품, 애견 털 제거 제품 등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준비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

“기업을 창업하면서 처음부터 많은 물적·인적 자원을 가지고 시작하면 축복이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하지만 급하게 보지말고 하나하나 준비하다보면, 나중에 회사의 자산으로 쌓인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노력이 고통스럽지만, 회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됩니다. 또 사업을 해오신 분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노하우와 그들의 정신을 배우는 일도 큰 도움이 됩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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