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이 제재를 받는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은 굴삭기 등 건설장비 부품의 납품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하도급 업체의 기술자료를 제3의 업체에 전달해 납품가능성을 타진하고 납품견적을 받는데 사용했다. 또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자료를 요구하면서 법에 규정된 서면을 교부하지도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에따라 현대건설기계㈜ 및 현대중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3100만원을 부과하고, 법인 및 관련 임원 2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하네스의 일종인 프레임 하네스(FRAME HARNESS)로, 굴삭기 하부 전체골격을 이루는 가장 큰 전선다발이며 제품 길이는 약 8.5m에 달한다. 이 사건에서 현대건설기계 등이 전달한 도면은 프레임 하네스 등 굴삭기 전체회로의 80% 이상이 집중돼 있는 주요 품목에 관한 도면이었다.<사진=공정위>

분할 신설된 현대건설기계 역시 같은 방식을 이어갔다. 3개 하도급 업체가 납품하고 있던 13개의 하네스 품목 도면을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제3의 업체에 전달해, 마찬가지로 납품가능성을 타진하고 납품견적을 요구한 것이다. 공정위 조사로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현대건설기계는 공급처 변경 절차를 중단했다.

또 현대중공업 및 현대건설기계는 경쟁입찰을 통해 낮은 견적가격으로 시제품을 구매할 목적으로 지게차용 배터리 충전기, 휠로더 신규 모델용 드라이브 샤프트, 굴삭기용 유압밸브의 시제품 입찰에서 하도급 업체의 도면을 제3의 업체에 제공하고 견적을 제출하도록 요구까지 했다.

공정위는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한 후, 공급업체 변경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기술유용에 해당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사례”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3~4개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과 직권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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