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액 연봉을 기록했던 상당수 대기업 총수 및 일가족들이 대거 등기임원을 사퇴하면서 ‘몸통’이 빠진 등기임원 보수 지급현황 자료가 나온 가운데,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회사에서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은 등기임원은 모두 9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벌닷컴이 지난 15일까지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1316개사를 대상으로 등기임원 보수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 5억원 이상 보수를 지급받은 전·현직 임원은 94명이었다. 이 중 현직 임원은 59명, 퇴직자는 35명이었고, 여성은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이 유일했다.

총수 및 일가족

올해 1분기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기록한 총수 및 오너 일가족은 전체 94명 중 21.3%인 20명이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비상장사인 LS엠트론에서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35억4400만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3개사에서 28억40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이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20억3500만원, 최신원 SKC 회장이 19억7500만원, 김동연 부광약품 회장이 18억5700만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8억38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영자 호텔롯데 사장은 17억9200만원으로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5억원대를 넘겼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7억5900만원, 김상훈 부광약품 사장이 11억5400만원,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이 11억원이었다.

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8억1100만원),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8억500만원), 허창수 GS그룹 회장(7억66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7억1400만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6억9600만원)이 뒤따랐다.

이밖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6억6300만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6억5000만원),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6억2400만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5억51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5억원) 등이 5억원을 넘었다.

전문경영인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급여 4억3200만원, 상여금 92억3200만원(설 및 특별 상여금) 등 총 96억6400만원을 기록해 올해 1분기 동안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전문 경영인 등기임원이었다.

신 사장에 이어 삼성전자의 나머지 등기임원도 모두 보수총액이 5억원대를 넘었다.

권오현 부회장은 급여(5억2100만원)와 상여금(9억500만원) 등 14억2600만원, 윤부근 사장은 급여(4억3200만원)와 상여금(7억6400만원) 등 11억9600만원, 이상훈 사장은 급여(2억8100만원)와 상여금(4억9200만원) 등 7억73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등기임원을 사임한 퇴직 전문경영인도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경청호 전 현대백화점 부회장은 올해 급여와 상여금은 2억4400만원을 포함해 올해 정기주총에서 등기임원을 사임하면서 퇴직금으로 47억4800만원을 받아 보수총액이 49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39억9600만원, 김우진 전 LIG손해보험 부회장이 급여와 퇴직금을 합쳐 37억5200만원, 하영봉 전 LG상사 사장이 30억5300만원이었다.

또 허인철 전 이마트 고문(24억4100만원), 전상호 전 GS칼텍스 사장(23억3900만원), 안병덕 전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22억7600만원),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사장이 18억원을 받았다.

금융계

보수총액 5억원 이상 기록자 가운데 금융회사 경영인은 모두 20명이었다. 퇴직자 중에서는 김우진 전 LIG손해보험 부회장이 37억52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직 경영인으로는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16억580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어 송진규 전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이 15억6200만원,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이 13억1300만원, 이현승 전 SK증권 사장이 9억9200만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9억7700만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8억4100만원,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현 삼성사회공헌위원장)이 8억3100만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8억1100만원, 김용범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8억200만원, 최형호 BNP파리바증권 대표이사가 7억5700만원이었다.

한편 지난해 연간 보수총액 1위를 기록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이사회의장,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등은 작년과 올해 등기임원에서 빠지면서 보수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