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주, 대구, 전주, 청주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모인 27개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17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매장을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마트가 노브랜드 매장을 기존 직영점에서 가맹점 형태로 변형해 출점을 본격화하자, 전국의 중소상인과 시민단체들이 “사업조정을 피하기 위한 꼼수출점”이라고 규탄했다.

서울, 제주, 대구, 전주, 청주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모인 27개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17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 형태의 노브랜드 매장을 즉각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공동회장은 “이마트의 탐욕이 극에 달했다”며, “신세계 백화점, 스타필드,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24편의점, 삐에로쇼핑에 더해 이미 상생스토어를 앞세워 200여개가 넘는 노브랜드 직영점을 출점한 이마트가 이제는 노브랜드 가맹점까지 출점하며 지역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7년부터 전북지역에서 이마트 노브랜드 출점 저지를 위해 활동해온 김종기 전북소상인대표자협의회 공동회장은 “인구가 183만명에 불과한 전북지역에만 재벌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이 1곳, 대형마트 15곳, 기업형 슈퍼마켓 45곳, 쇼핑센터 5곳이 출점해 지역상권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이마트 노브랜드는 전국에 새로 출점한 가맹점 7개 중 3개를 전주와 군산에 집중시켜 전북지역 상권의 숨통을 끊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상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23일 개점을 강행한 노브랜드 송천점의 경우, 불과 도보 10m거리에 소형마트가 있고 500m내에는 19개에 달하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1㎞내에는 50여개의 크고 작은 지역점포들이 밀집해 있다”면서, “재벌대기업의 막강한 자본력에 주변 상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전국에서 모인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대기업 집단의 유통시장 과점화는 도매업을 몰락시키고 제조업의 대기업 하청기지화를 불러왔으며, 급기야 시장의 가격통제력이 대기업의 물류시스템에 종속돼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중기이코노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협력법)은 대기업이 사업을 진출하려는 지역에서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현저하게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미칠 우려가 있을 때 중소기업 사업자 단체가 사업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상총련에 따르면, 이마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10여개에 불과했던 노브랜드 직영점을 올해 1분기 기준 210개까지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상인의 반발이 커지자, 이마트는 가맹사업으로 전환했다. 상생협력법 시행규칙에서는 대기업이 개점비용의 51% 이하를 부담하면 사업조정 대상 체인점포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5월 현재 7개의 노브랜든 가맹점이 출점한 상태다. 한상총련은 이마트가 가맹점 전환으로 꼼수출점함으로써 지역상인과 노브랜드 가맹점주 간의 ‘을대을 갈등’을 부추겨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김주호 민생팀장은 “사업조정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두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도 직영점이냐 가맹점이냐에 따라 규제를 달리하지 않는 만큼 상생협력법 시행규칙에 규정된 가맹점주의 개점비용 분담비율은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 후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항의서한을 이마트 본사에 전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기업 집단의 유통시장 과점화는 도매업을 몰락시키고 제조업의 대기업 하청기지화를 불러왔으며, 급기야 시장의 가격통제력이 대기업의 물류시스템에 종속돼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노브랜드 뒤에 감춰진 골목상권의 피해와 제조유통 현실을 감안한다면, 정부와 국회는 신세계 이마트의 꼼수출점에 즉각적인 제동을 걸어야 하고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세계 이마트의 노브랜드 꼼수출점 중단 ▲대형마트, SSM, 복합쇼핑몰, 노브랜드의 골목상권 침탈 중단 ▲정부와 국회의 유통대기업 규제 정책 도입 등을 촉구하고, 중소상인·시민단체들의 주장을 담은 항의서한을 이마트 본사에 전달했다. 오는 7월 이마트 노브랜드 꼼수출점에 대응하기 위한 전국 대책위를 구성해, 서울과 각 지역에서 전방위 행동을 이어갈 것도 선포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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