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간편결제서비스 제로페이를 활성화하려고 정부와 정치권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국의 편의점과 기차역 내 코레일유통 편의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도 제로페이 사용이 가능하게 됐으며, 지자체의 업무추진비도 제로페이로 이용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한 공공기관 이용시설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여당 정치인들과 기관장, 연예인들도 제로페이 버킷챌린지에 동참하는 등 소상공인의 소득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동안 순수익의 10~20%를 차지했던 카드수수료에 비해, 제로페이는 수수료가 없어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해법이 된다. 관건은 소비자다. 많은 소비자가 제로페이를 이용할 때 제로페이 가맹점도 증가할 것이며, 소상공인의 소득증대 효과도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소비자의 제로페이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소득공제 40% 혜택을 제시했다. 일명 ‘제로페이법’은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소상공인법) 일부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있다. 소상공인법 개정안은 소상공인 간편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의 운영기관과 결제정보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소득공제 40%를 적용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실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이 이 제로페이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어, 제로페이를 활성화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자유한국당이 국회정상화를 약속해 놓고 뒤엎은 진짜 이유가 ‘국회선진화법 위반 고소·고발 취하’를 합의문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24일 오후 의원총회를 끝낸 자유한국당 의원들.<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최근 ‘10대 민생입법 통과를 위한 공동행동’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법은 그 동안 단 한차례 논의했으며, 조세특례법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제로페이의 실적이 부족한데 법을 만들어 지원할 수 없다’며 반대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에 따르면, 제로페이 가맹점 모집을 시작한 후 5개월 만에 서울에서만 10만호점이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현재 전국의 가맹점이 22만개를 넘어섰다.

우 의원은 “카드수수료를 낮추자고 지속적으로 얘기해왔지만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다”며, “결국 문재인 정부들어 지난해 카드수수료 0.64%를 낮췄더니 소상공인 가게에 월 30~40만원의 소득공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결제의 30%만 제로페이로 대체돼도, 소상공인은 연간 300만원의 소득증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자유한국당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비난했다.

비단 제로페이법 뿐만 아니라 중소상인보호법, 가계부채 고통완화법, 전월세세입자 보호법, 통신비 부담완화법 등 민생법안과 추경예산안이 줄줄이 국회에 쌓여있지만, 자유한국당은 권력과 이권에 눈이 멀어 민생을 외면하고 있어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자유한국당이 국회정상화를 약속해 놓고 뒤엎은 진짜 이유가 ‘국회선진화법 위반 고소·고발 취하’를 합의문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시화공단에서 기업을 운영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최근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자리에서 “요즘 기업들이 자금 문의를 위해 중진공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 추경예산이 나오지 않아 자금이 바닥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앞두고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겠다. 팍팍한 민생에 웃음이 되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지금 민생과 국민은 외면하면서, 내년에 다시 자유한국당은 이같은 약속을 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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