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사태 해결과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가 26일 출범했다. 대책위는 검찰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 환자들에 대한 의료지원과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민형사상 소송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인보사 사태 해결을 위해, 이웅렬 전 회장 등 코오롱생명과학 측이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 ‘인보사 사태 해결과 의약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 출범 기자회견에서, 대책위 자문위원인 최덕현 변호사는 “코오롱 측이 법적인 무언가를 하겠다고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코오롱 이웅렬 전 회장부터 시작해서 이 사태에 책임있는 사람들의 연대보증을 받든지 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코오롱 측이 정말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걸 확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또 기자회견문에서 “환자에게 직접 투여된 인보사케이주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 촉구와 함께, 피해 환자들에 대한 의료지원과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민형사상 소송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민대책위보다 먼저 인보사 환자들의 단체 소송을 추진하는 움직임은 시작됐다. 최덕현 변호사는 다른 소송의 경우 형사처벌보다는 위자료 청구에 집중돼 있다며, “우리는 형사처벌도 원한다. 이 사건에서 엄중한 처벌이 되지 않으면, 계속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를 위해 환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코오롱생명과학과 관련 임직원은 물론 병원과 의사들, 인보사에 시판허가를 해준 식약처와 그 외 관계자를 대상으로 형사고소와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예정이다.

최 변호사는 이와 함께 “이 사태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되지 않도록 검찰은 가해자들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주고 책임자를 처벌해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 역시 인보사 개발과정에서 코오롱에 지원해준 지원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병수 건강과 대안 운영위원은 “이미 밝혀진 것만 해도 코오롱이 정부로부터 147억원을 받았다”며, “여기에 대해 각 부처가 조사를 통해서 환수절차를 밟고, 필요한 경우 사법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개발과정에서 17년간 정부로부터 4개 R&D사업을 통해 147억원을 지원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들이 지난 5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코오롱 인보사 사태에 대한 정부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사진=윤소하 의원실>

시민대책위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환자에게 직접 투여된 인사보케이주의 안전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식약처가 허가 당시 제출된 코오롱 자사 서류와 기본적인 검사기록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세포의 안전성 문제를 덮으려 했다”고 주장하며, 환자에게 직접 투여된 인보사의 주성분으로 주장된 세포의 정체를 확인하고 성분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들을 위한 대책마련도 강조했다.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어떻게 보면 가해자라 할 수 있는 병원을 통해서 환자들을 등록받고 임상시험 대행회사가 부작용 모니터링을 하는 것이 피해대책의 전부”라며 식약처를 비판했다. “임상시험 대행기구는 임상시험을 했더니 어떤 부작용이 생겼더라 라는 걸 모니터링하는 회사일 뿐이지, 환자들의 여러 피해 상황을 종합한다거나 어떻게 치료를 해줄 것이라거나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곳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석균 대표는 “시민사회가 대책위를 꾸리는 이유는 환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그것의 기초를 놓기 위해서”라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식약처가 아닌 범정부적인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와 보건단체연합이 소규모지만 환자 피해 역학조사를 시작했다며, 일정 규모의 자료가 모이면 이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자문위원인 백한주 류마티스 전문의 역시 “인보사 피해자들은 국가가 허가한 의약품에 의한 피해자”라며, “복지부 주도로 피해자에 대한 광범위하고 객관적인 의학적, 역학적 조사와 피해자 중심의 의료적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한 시민대책위에는 건강과 대안,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민교협, 민변, 참여연대 등이 참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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