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31일 울산시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할계획서 승인과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시작된다. 2일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서를 1일 접수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6월3일 기존 현대중공업을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가지고 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을 공정거래법과 관련 규정 등에 따라 심사할 계획이다.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이는 자료 보정기간이 제외된 순수한 심사기간으로, 자료 보정기간을 포함한 실제 심사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후 EU와 일본·중국·카자흐스탄 등 5개국에 먼저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고, 그 외 국가에 대해 추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주요 신청국의 하나인 EU의 경우 EU가 정한 사전협의 절차에 따라 지난 4월부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는 국가별로 다르지만 각 경쟁당국이 매출액·자산·점유율 등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회사들 간의 기업결합에 대해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조선업 주요 선사들이 위치한 EU의 기업결합 심사는 일반심사(1단계)와 심층심사(2단계)로 구분되며, 심사기간은 신청서 접수 이후 수개월이 소요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EU에서 최근 30년간 접수된 기업결합 7311건(자진 철회 196건 포함) 가운데 6785건(조건부 313건 포함)이 일반심사에서 승인됐다. 심층심사에서는 191건(조건부 129건 포함)이 승인됐고 33건만 불승인됐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각 경쟁당국의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했고, 해당국의 심사 일정과 프로세스에 맞춰 충실히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결합 심사, 산업은행과의 지분교환 등 대우조선 인수절차가 최대한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 저지 전국대책위원회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에 현중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합병이 독과점이나 실질적인 경쟁 제한의 발생을 넘어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에 대한 결정이며, 이를 세습 재벌일가의 손에 넘겨준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의 청와대 정책실장 입성이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을 포기하고 재벌특혜를 용인하는 방증의 하나가 아니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은 후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특혜 대우조선 매각과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에 대해 얼마나 책임있는 결정을 할 것인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관련기사 ㅣ 현중 주총 물적분할 승인…금속노조 “절차 위법”
• 관련기사 ㅣ 現重의 대우조선 인수 “조선산업 생태계 파괴”
• 관련기사 ㅣ 현대중공업 노조 “법인분할 반대”…부분파업
• 관련기사 ㅣ 대우조선 졸속 매각…정몽준 외 모두가 피해자
• 관련기사 ㅣ 대우조선 민영화 방식, 경남도민 요구 수용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