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데이터 비즈니스는 어떻게 이뤄질까. 카카오·토스·캐시노트 등은 데이터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정보 접근권한을 제공받음으로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관리·분석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했다.

사업자를 위한 쉬운 매출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는 3일 (사)한국엔젤투자협회가 주최한 ‘팁스포럼-빅데이터 밋업’ 행사에서 “대부분의 자영업 사장님들은 내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를 정리하고 확인시켜주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캐시노트의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데이터’와 ‘연결’로 사업자를 돕는 회사다. 2017년 4월 출시된 캐시노트는 현재 30만여개 사업장에서 사용한다. 이들 사업장에서 매월 7조원 이상의 오프라인 결제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또 카카오, 신한카드, KT등과 전략적 자본제휴를 맺고 있다.

문제정의에서 문제해결 범위 확장까지…데이터 비즈니스 흐름

캐시노트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수집되고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김동호 대표는 데이터 비즈니스의 흐름은 ▲문제정의 ▲가설설정 ▲제품시장 적합성 확인 ▲문제해결 범위 확장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데이터 비즈니스 사례를 예로 들었다. 모바일 메신저의 핵심은 무료문자다. 카카오는 무료문자 제공이라는 문제정의를 내렸다. 가설설정 과정에서는 이용자에게 무료문자를 제공하는 대신 푸시알림과 주소록 접근권한을 넘겨받았다. 제품시장 적합성 확인은 카카오톡 사용자의 증가추이를 통해 알 수 있다. 2010년 3월 론칭한 카카오톡은 같은해 9월 1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지속적인 성장으로 2013년 6월에는 9500만명에 이르는 사용자를 확보했다. 이 제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활발하게 사용된다는 얘기다. 다음 과정은 문제해결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다. 카카오는 확보된 사용자를 기반으로 제공서비스를 늘려갔다. 카카오 쇼핑, 카카오 맵, 카카오 뱅크, 카카오 택시 등 비즈니스 영역 확대로 매출을 다각화했다.

캐시노트의 문제정의 “사장님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국신용데이터의 캐시노트 역시 카카오톡과 동일한 데이터비즈니스 흐름을 거쳤다. 캐시노트의 문제정의는 ‘가게 사장님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에서 출발했다. 신용카드 결제대금은 카드사에 따라 하루 이틀 후에 사업장에 입금된다. 사장의 관심사는 ‘오늘 돈이 얼마나 들어올지’이다. 가설설정에서는 ‘이와같은 정보를 편리하고 저렴하게 제공하면 어떨까’하는 고민으로 넘어갔다.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데 주저하는 사용자를 위해 카카오톡을 통해 오늘의 입금금액, 단골손님 정보, 세금계산서 내역을 제공했다. 대신 사용자들은 이와같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캐시노트에 위임했다. 

사업자를 위한 쉬운 매출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개발한 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대표는 “대부분의 자영업 사장님들은 내 가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를 정리하고 확인시켜주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고 있다”며 캐시노트의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다음으로 사용자의 증가와 피드백을 통해 제품시장 적합성을 확인한다. 2017년 4월 출시된 캐시노트는 현재 전국 30만개 사업장에서 사용한다. 일간 서비스 활성비율은 98%, 서비스 월간 유지율은 97%로 활용률도 매우 높다. 김 대표는 캐시노트의 연동된 정보들은 주기적으로 갱신돼, 사업자에게 언제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캐시노트에 누적되는 현금영수증, 카드매출전표, 세금계산서, 계좌거래내역, 카드매입전표, 메뉴가격정보, 소비자리뷰정보 등을 토대로 물품공급을 위한 상거래 연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 투자자와 연결해 자금을 지원받는 금융서비스 등으로 사업확대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팁스타운에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 개소

한편, 이날 행사는 한국엔젤투자협회가 팁스타운 내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를 개소하는 것을 기념해 개최됐다.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는 서울시가 시민, 학계, 공공기관 및 민간기업 등의 참여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 45종을 시민들과 사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서울 상암동에 서울시 빅데이터 캠퍼스가 운영되고 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는 인공지능의 시대이며, 인공지능의 성패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찍이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된 우리나라는 양질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지만, 데이터 활용율이 10%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엔젤협회는 이번 캠퍼스 구축을 통해 팁스팀 및 관련분야의 창업기업 등 빅데이터 활용을 원하는 누구나에게 빅데이터 열람 및 분석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향후 서울시와 팁스타운에서 제공하는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한 교육 등의 프로그램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 등은 우리나라가 아직 경제적 강국이 이르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국가로서 각 분야의 일등기업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경제 강국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4차산업혁명시대는 인공지능의 시대이며, 인공지능의 성패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에 따라 달라진다”며 “일찍이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된 우리나라는 양질의 데이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지만, 데이터 활용률이 10%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가 공공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만큼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