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호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은 5G 시대에 이통사와 앱 개발자가 연결되는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기이코노미

“5G 시대에는 이통사와 앱 개발자가 연결되지 않으면 이뤄지지 않는 서비스가 생길 겁니다. 기존에 없었던 생태계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5G가 필요한 앱, 이통사와 유기적으로 연계 돼 서비스할 수 밖에 없다”

17일 경실련이 개최한 4차 산업혁명 시민포럼 아카데미 3주차 강연 ‘5G 이동통신의 숨겨진 잠재력’에서 유동호 경실련 정보통신위원은 “5G가 꼭 필요한 앱들은 이통사와 모종의 제휴가 돼야 한다. 유기적으로 연계가 돼서 서비스할 수 밖에 없다”며, 5G 시대에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의 우버, 카카오택시 등 이동통신용 앱들은 이동통신사업자와 아무 상관없이 서비스를 했다. 앱 개발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서비스를 했고, 인터넷으로 연결되니 모바일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앱 서비스 제공자는 LTE 망을 제공하는 SK·KT·LG 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스마트폰 기능을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에 단말기 제조사와 연관이 많았다. 위치 기반 서비스 앱의 경우 스마트폰의 기능을 필수적으로 이용해야한다. 

5G가 필수적인 서비스…자율주행차·원격제어·AR·VR·드론

그러나 5G 시대의 앱은 다를 것이란 게 유 위원의 설명이다. 5G 망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들은 이통사와의 관계가 서비스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5G가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율주행차, 기계 원격제어, AR과 VR, 드론서비스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통사의 역할이 커진다고, “의료에 대한 어플리케이션 자체를 이통사가 운영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5G를 이용한 드론 제어기술이 발전해도, 이통사가 드론기반 택배서비스를 직접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관련 전문기업들과 이통사가 어떤 생태계를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LTE 시대 스타 기업과 서비스로 우버와 카카오를 꼽았다. “5G 망만을 가지고 해야 하는 서비스가 분명히 생길 것이고 스타기업과 스타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며, 어떤 생태계가 구축되는지가 5G 시대 스타 탄생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유동호 위원은 90년대 CDMA 폰 개발자였으며, 현재 무선네트워크 관련 보안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모바일시장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해왔다. 

유 위원은 1세대부터 4세대까지의 이동통신과 5G의 차이점을 기술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핵심만 추리면, 1세대 이동통신은 기본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기술로 요약할 수 있다. 2세대 이동통신의 화두는 문자메시지였다. 당시 문자를 받는 건 쉬웠지만 보내는 건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3G부터 데이터 이동, 이통사의 폐쇄망이 아닌 인터넷 접속

3G부터 데이터의 이동이 시작됐다. 이통사가 만든 폐쇄망이 아닌, 진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기술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1세대 당시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술에, 텍스트와 데이터 이동 기술을 덧붙이는 식으로 통신망이 발달했다.

5G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 모든 산업을 위한 것이란 말처럼, 5G를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4G LTE는 “아예 인터넷을 휴대폰으로 하려고 작정하고 만든 망”이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교환기 등 기존에 사용되던 이동통신 관련 장비들이 대거 변화를 맞이했다. 

유 위원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단말모델이 바뀌는 건 잘 알지만 통신사 망이 어떤 식으로 진화되고 바뀌는지는 잘 알 수 없다. 4G가 3G보다 인터넷이 좀 빠르다는 정도로 생각하지, 이걸 하기 위해 기존의 교환기를 다 들어내고, 인터넷을 위한 별도의 패킷망으로 망을 바꿨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최초로 전화가 발명된 이후 120년간 쓰여 온 음성을 위한 망이 완전히 바뀌고, 인터넷을 위한 준비가 됐다는 게 LTE가 가져온 큰 변화라고 덧붙였다. 

5G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 모든 산업을 위한 기술

유 위원은 5G 시대에 물리적 이동통신 장비들을 대체하는 가상화 기술이 대거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화로 인해 통신망의 속도, 안정성, 반응속도 등이 모두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ITU가 제시한 5G의 목표치를 보면, 시속 500km에서 접속이 끊기지 않고 유지돼야한다. LTE도 KTX의 속도인 시속 300km에서는 접속이 유지되는데, 이를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유 위원은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반응속도의 예시를 들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의사가 화면을 보면서 원격으로 기계를 조절해 수술을 한다면, 수술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극히 미세한 지연조차 없이 전달돼야 한다. 의사의 원격조정 행위 역시 지연없이 즉각 전달돼야 기계를 조작할 수 있다. 지연이 없다는 보장이 있어야 성립 가능한 서비스들이며, 전용망 구축 등이 필요할 수 있다. 5G가 필수적인 새로운 서비스가 바로 이런 것들이며, 5G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 모든 산업을 위한 것이란 말의 의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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