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유라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위치한다. 그러나 대륙과 통하는 길이 막히면서, 섬나라 아닌 섬나라가 된 상황이다. 분단과 대결구도가 안겨준 사회·경제적인 비효율을 털어내고, 동북아 평화경제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협력 외형이 확대되고 있는 것도 한 이유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국회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모임이 19일 개최한 ‘동북아 평화경제 시대를 위한 新북방정책 추진방안 토론회’에서 “한반도 新경제지도의 허리(접경지역 평화경제벨트)를 튼튼하게 연결하고, 양쪽 날개(환동해 경제벨트와 환서해 경제벨트)를 펼쳐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경제시대를 열고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라시아 지역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경제 흐름

최근 글로벌 경제질서에는 두 가지 흐름이 나타난다. 브렉시트, 미국 제일주의,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중심의 ‘대서양주의’가 약화되고, 유라시아 경제연합이나 상하이협력기구 등이 외형을 확장하면서 ‘유라시아 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정부는 新북방정책을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해 추진하고 있다. 북방지역은 유라시아 대륙의 북부 및 중동부에 위치한 신흥경제권 14국에 해당한다. 2017년 기준 북방지역은 전세계 GDP의 3.5%, 교역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북방지역은 우리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경제권 중 가장 큰 시장으로, 인구는 전세계 대비 5.4%인 약 4억명이다. 우리와의 경제관계는 전세계 교역 대비 2.7%, 투자 0.4%, 인프라 수주 11.3%를 차지한다.

新북방정책은 북방지역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통한 동북아·유라시아의 평화와 번영 추구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북방지역은 중국의 ‘일대일로’, 몽골의 ‘초원의 길 이니셔티브’, 러시아의 ‘新동방정책’ 등 3국의 정책적 지향점의 합치로 ‘중·몽·러 경제회랑’이라는 다자간 협력체제를 탄생시켰다. 우리 정부는 新북방정책을 통해 대륙과 해양 간 가교 국가의 역할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新북방 경제협력 프로젝트…‘3Belt, 3Road’ 제안

조 부소장은 新북방 경제협력 프로젝트로 3Belt 3Road(3B3R)를 제안했다. 3Belt는 ‘남·북·미 경제협력벨트’, ‘남·북·중 경제협력벨트’, ‘남·북·중·러·미·일 6자 경제협력벨트’다.

▲남·북·미 경제협력벨트=한반도 동해축을 중심으로 남·북·미 경제협력시대를 건설해 환태평양 평화경제 시대를 여는 것이다. 강원~금강산~원산~단천~청진~나선을 남북미가 공동으로 개발한 뒤 한반도 동해안과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을 연결하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원, 신재생에너지, 복합물류, 관광, 농수축산 중심의 환태평양 산업협력을 꾀할 수 있다.

▲남·북·중 경제협력벨트=한반도 서해축을 중심으로 남·북·중 경제협력지대를 건설해 동북아 동반성장 시대를 실현하는 구상이다. 남북 수도권~개성공단~해주·평양·남포~신의주~중국 상해~동북3성을 연결하는 동반성장 벨트를 건설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성공단 재개가 필수다. 개성공단 재개 후 중국이 참여해 남북 수도권을 연결하는 경제특구로 확산 가능하다. 남·북·중 경제협력벨트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제조업, 물류, 관광, 수산 등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남·북·중·러·미·일 6자 경제협력벨트=북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북핵 6자회담을 동북아 평화경제회담으로 전환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와 동북아 공동번영 실현의 장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북·중·러 국경지대에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자유경제지대를 건설한다. 이를 통해 제조, 관광, 물류 산업과 거주가 함께 하는 경제공동체를 조성할 수 있다.

국회 동북아 공존과 경제협력모임은 19일 ‘동북아 평화경제 시대를 위한 新북방정책 추진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3Raod는 3가지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다.

▲新북방을 통한 동북아 평화경제 플랫폼 구축=한반도 新경제구상-북한의 경제개발구 및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중국의 일대일로-러시아 新동방정책을 연결하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대북제재 예외 및 유연화에 맞춰 중단된 남북경협을 재개하고 남·북·중, 남·북·러, 남·북·미, 남·북·일 등이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고 점차 확대하는 전략이다.

▲新북방 경제협력은 지자체와 기업의 역할 확대=지자체별로 新북방경제와 연결점을 찾는 ‘풀뿌리 북방경협’을 추진할 수 있도록 대비를 해야한다. 또한 新북방 비즈니스는 기업이 적극 주도해야 한다. 정부는 제도와 여건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서 기업이 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북방 뉴프런티어 기업을 1만개 집중 육성하는 방안이 제안된다.

▲新북방 경제협력 추진 기반 조성=한-유라시아경제연합과의 FTA 그리고 한러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력 등을 조속히 체결해야 한다. 또 한국, 중국, 러시아, 몽골, 북한, 미국 등이 참여하는 동북아평화경제 다자간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북방경제협력기금’을 조성해 북방경제협력이 금융허브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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