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법원판결을 기준으로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고용노동부가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일부 공정에 대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노동계가 “반쪽짜리”라며 전체 공정에 대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김수억 지회장은 29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보도를 근거로 고용노동부가 기아차 화성공장의 일부 공정에 대해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며 “법원판결 기준대로 직접고용 시정명령할 것”을 촉구했다. 법원 판결을 따른다면, 일부가 아닌 모든 공정을 불법파견으로 보고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2017년 2월, 5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참여한 소송에서 참여자가 있는 공정 모두에 대해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후 경영진에 대한 고발로 인해 수사가 진행됐고, 이달 들어 수원지검이 박한우 기아차 사장 등 임원들을 파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시 불법파견 인원은 ‘직접생산공정’에서 일하는 인원으로 확정했다.

그런데 검찰이 기소시 확정한 인원에 대해서만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릴 경우, 일부 비정규직의 경우 법원 판결로 불법파견임을 인정받고도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금속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법원 판결을 따라 달라”고 촉구한 이유다.

현재 2017년 2월 고등법원 판결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직접생산공정, 공정표에 없어…회사측 주장일 뿐”=금속노조 법률원장인 송영섭 변호사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담당하는 공정을 나눠서 시정명령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현대기아차가 “처음에는 모든 공정이 다 합법 도급이라고 주장했다”며, “그런데 1심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항소심에서 직접생산공정과 간접생산공정이라는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회사의 공정표에서 어떤 것이 직접생산공정이고 어떤 것이 간접생산공정이라고 한 것이 없다”며, “임의로 나눈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7월 사이 활동한 고용노동부 행정개혁위는, 고용노동부에 법원 판결을 반영해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할 것을 권고했다.   ©중기이코노미

◇행정개혁위도 고용노동부에 법원판결 반영 권고=고용노동부가 기아차에 제한적인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한다면, 기존의 약속을 뒤집는 결과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7월사이 활동한 고용노동부 행정개혁위는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위원으로 활동한 김상은 변호사는,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 위원회가 조사한 이유가 “2010년 이후 법원이 일관되게 현대기아차에 대해 불법파견이라 판단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 고용노동부가 시정명령을 하지 않고 사용자의 불법이 계속 지적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활동을 마무리한 뒤 2018년 7월31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자동차 업종 불법파견 사건에 대한 부당처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것”을 권고했다. 또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 판결기준에 따라 당사자 확정을 위한 조사를 토대로 직접고용 명령, 당사자간 협의, 중재 등 적극적인 조치를 조속히 취할 것”도 권고했다. 불법파견 판정 기준에 대해서도 법원 판례를 반영해 기준에 대한 지침을 만들 것을 권고했다.

당시 교체가 확정됐던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유감 표명과 함께 위원회의 권고사항이 후임 장관을 통해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전임 장관으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상은 변호사는 고용노동부에 “행정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준수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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