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는 참여정부 시절, 낙후지역을 민간의 창의력과 자본으로 개발해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취지로 추진됐다. 하지만 여러 기업도시들이 아직까지 사업 추진이 미흡한 상황이다. 태안 기업도시의 경우, 2006년 개발구역지정 등 인·허가를 마치고도 현재까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도시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 개정 등 제도를 개선하고, 기업도시에 적절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광서 전남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민주평화당 경제재도약 포럼과 유성엽 의원이 29일 개최한 ‘국가균형발전과 기업도시’ 토론회에서 “참여정부 시절 추진한 기업도시 최초 유치희망 지자체 40개소 중 상당수의 지자체가 사업진행이 부진하거나 실패했다”며, “수도권과의 거리가 멀거나, 국가균형발전 공익성과 사기업 이윤추구가 충돌하면서 원활한 추진이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사업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역불균형 해결을 위한 기업도시=수도권에 편중된 발전이 가져온 교통, 환경, 주거 등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잠재력이 있는 지방도시를 우선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광역경제권 구축, 각 지역의 특성화 발전, 지방분권을 통한 지역주도 발전, 지역 간 협력과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 등이다.

이와함께 농어촌 지역의 고령화 또한 매우 심각하다. 경상북도, 전라북도의 경우 2018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9%로 초고령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전라남도는 22%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농어촌 지역의 경우 도시기반시설, 문화시설, 교육의료시설 등 정주 여건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하다. 이 지역의 낙후된 시설을 개발하고, 일자리도 함께 창출할 수 있는 복합개발이 이뤄지는데 기업도시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역간 발전의 극심한 불균형은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성장잠재력을 크게 잠식하기도 한다. 

◇국가균형발전 기조로 기업도시 추진=참여정부는 이에따라 국가균형발전을 정책기조로 삼아 관주도의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구축, 신행정도시 구축으로 정부기능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방안 등을 추진했다. 또 민간자본을 활용한 기업도시를 낙후지역에 구축해, 기업의 국내투자를 확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했다.

기업도시는 산업입지와 경제활동을 위해 민간기업이 산업·연구·관광·레저·업무 등의 주된 기능과 주거·교육·의료·문화 등 자족적 복합기능을 고루 갖추도록 개발하는 도시를 말한다. ▲관광레저형 ▲지식기반형 ▲산업교역형 등의 유형이 있다.

원주 기업도시 토지이용계획도

<자료=원주시>

최초 기업도시 유치희망 지자체는 40곳이었다. 이중 수도권에 인접해있어 기업유치와 노동력 확보가 유리했던 충주와 원주는 기업도시 성공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도권과 먼 거리에 있는 무주, 무안, 태안 및 영암해남 기업도시는 기업을 유치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데 불리해 기업도시 추진이 부진하거나 실패했다.

◇자율성 확대·세제혜택 등 제도 보완 필요=박광서 교수는 성공적인 기업도시 구축을 위해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기업의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기업도시 생애주기별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민주평화당 경제재도약 포럼과 유성엽 의원은 29일 ‘국가균형발전과 기업도시’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도시개발 방향에 있어서도, 토지조성부터 새로운 도시개발 사업만 인정하는 현행 사업을 개선해 거점확장형 개발방식 도입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신도시 개발방식에만 특례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노후화된 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기존 공업지역을 기업도시에 포함해 노후산단을 재건하는 방안이다.

또, 기업도시 내 일부 시설이 완공돼도 전체 공사가 끝나야 준공이 가능한 현재의 제도를 개선해 기업도시 내 건설이 완료된 시설에 대해서는 부분 준공을 허용, 수분양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업도시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밖에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상 성장촉진지역 내 단독주택의 중과세를 제외하는 방안과, 기업도시 내 초·중·고등학교 외국교육기관 설치 허용, 입주기업 법인세 특례 확대 방안 등도 거론됐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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