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지난달 24일 SKT와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불법 보조금을 살포했다는 이유에서인데, LG유플러스 역시 마찬가지 행태를 벌여 ‘자폭 신고’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쟁점이 무척 많은 사안이지만, 답은 명확하다. 이통3사가 ‘고객 뺏기’ 이전투구를 중단하고 장기충성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리지 않는 이상, 왜곡된 시장 상황은 바로 잡히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통3사 고객 모두의 손해만 반복될 것이다.
LG유플러스가 SKT와 KT의 불법보조금 지급을 방통위에 신고하면서, 이통3사의 이전투구가 결국 소비자 피해로 돌아온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단 이통사가 지원금을 60~70만원대로 높여서 공시하는 것은 ‘단통법’이라 불리는 단말기유통법 상 아무 문제가 없다. 과거 있었던 지원금 상한 규정이 일몰로 사라졌고, 대체입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공시한 지원금 이상을 개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 맞고, 이를 단속하는 것은 방통위 업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통사들끼리 보조금 경쟁을 벌일수록 출고가가 높은 최신 단말기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단말기유통법을 두고 이통사와 제조사 사이에 보조금 경쟁을 너무 심하게 벌이지 말자는 담합 조장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단말기유통법은 이통사들이 서비스와 요금경쟁을 벌이도록 하고, 지원금을 아껴 고액 요금제 인하나 최신 단말기 출고가 인하 등을 모색해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단통법이 입법 의도처럼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 중저가 단말기 출시는 저가의 외산폰이 자급제로 들어온 데 영향을 받았고, 요금경쟁은 알뜰폰으로 인해 시작됐다. 단통법 시행에서 원인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통3사들의 지원금 경쟁을 두고 보는 것도 적절하지는 않다. 고객 뺏기 경쟁에 들이는 자금은 결국 기존 고객들이 부담한 요금에서 나온다. 장기간 이용하는 고객에게 기기변경 등 혜택이 주어지고 있긴 하지만, 타 통신사 고객의 번호이동 시 제공되는 혜택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결국 한 통신사에 장기충성고객으로 남는 것보다, 다른 이통사로 이동하며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살포되는 보조금 혜택을 노리는 게 이익이다.
장기충성고객의 손해를 강요하는 이통사의 행태가 중단되지 않는 이상, 고가의 요금제에 기반한 마케팅 비용 경쟁이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손해는 결국 이통3사 고객 모두가 보고, 이통3사는 잃을 게 없다. 단통법을 대신해, 시장 상황을 뒤집을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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