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3사의 POOQ(푹)이 합쳐진 초대형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가 탄생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텔레콤의 콘텐츠 연합 플랫폼(이하 CAP) 주식취득과 콘텐츠 연합 플랫폼의 SK브로드밴드 OTT사업부문 양수 건을 심사한 결과, 해당 기업결합을 승인하되 OTT시장 경쟁제한 우려를 차단하면서 신산업 분야에서의 혁신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CAP의 주식 30%를 인수하고, CAP는 SK브로드밴드의 OTT서비스인 옥수수사업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하고, 4월8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통해 OTT서비스인 옥수수를 운영 중이다. 방송콘텐츠,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옥수수는 2018년 월간 실 사용자 수가 약 329만명에 달한다. 

또한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합작회사인 CAP를 통해 지상파 콘텐츠 중심의 방송과 영화를 제공하는 POOQ을 운영 중이다. 2018년 월 실 사용자 수는 85만명이다. 

기업결합시 SK텔레콤은 CAP 지분 30%를, 지상파 방송3사는 각각 23.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2018년 유료구독형 시장에서 옥수수의 점유율은 35.5%로 1위이며, POOQ은 9.2%로 4위 사업자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에 대해 “국내 주요 OTT사업자 간의 수평결합 뿐만 아니라 강력한 콘텐츠사업자인 지상파 방송3사와 OTT사업자의 수직결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사결과 수평결합의 경쟁제한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옥수수와 POOQ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44.7%에 달하지만, OTT시장에 U+모바일 TV·올레TV모바일·TVING 등 경쟁사업자들이 다양하고, 결정적으로 글로벌사업자인 넷플릭스도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와 POOQ이 결합하더라도 단독으로 가격인상 등을 단행하기는 어려운 시장상황이다. 

그러나 상방의 방송콘텐츠 공급시장과 하방의 유료구독형 OTT시장의 수직결합에 대해서는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특히 방송콘텐츠 공급시장에서 특정 유료구독형 OTT를 배제하는데 아무런 법·제도적 제약이 없으므로, 방송콘텐츠의 공급을 중단하거나 공급대가를 인상하는 등의 방식으로 경쟁사업자를 봉쇄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상파 방송3사에게 다른 OTT 사업자와의 기존 지상파방송 VOD 공급 계약을 정당한 이유없이 해지 또는 변경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지상파 방송3사에게 다른 OTT사업자가 지상파방송 VOD 공급을 요청하는 경우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하도록 했다.

다만, 다른 OTT사업자가 합리적인 이유없이 자신 또는 자신의 계열회사 콘텐츠 공급을 거절하는 등 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운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더불어 지상파 방송3사의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현재 무료로 제공 중인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중단하거나 유료로 전환하는 것을 금지했다.

아울러 SK텔레콤의 이동통신서비스 또는 SK브로드밴드의 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의 CAP 유료구독형 OTT 가입 제한을 금지했다.

시정조치 이행기간은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3년이며,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가 있을 경우 1년이 경과한 후부터 시정조치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조치는 기술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통신·미디어 분야의 OTT사업자 간 기업결합에 부과한 최초 사례에 해당한다”며 “OTT 사업자와 콘텐츠공급업자 간 수직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콘텐츠 구매선 봉쇄 등을 차단해 OTT시장의 혁신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피해를 예방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