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과 키코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23일 우리은행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우리은행이 고객들에게 1266억원 상당의 DLS를 판매했는데, 평가손실이 원본 전액에 이를 우려가 커서 전액 손해가 예상되므로, 기망에 따른 피해액이 1266억원 상당에 이른다”며, 이것이 사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검찰에 신속한 압수수색,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실규명과 처벌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DLS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의미하며, DLS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DLF라 한다. 기준이 되는 금리가 일정 범위 안이면 연간 3.5~4%의 이자를 지급하며,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이 손실되는 상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8월7일 현재 DLS 판매액 합계는 8224억원이다. 미국과 영국의 CMS(이자율 스왑) 금리 연계 상품은 6958억원,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DLS 판매잔액은 1266억원이다. 이중 1255억원을 우리은행에서 판매했다. 

지난 7일 기준 독일국채 금리 연계 상품은 판매금액 전체가 손실구간에 진입했으며, 현재 금리가 11월까지 유지될 경우 손실금액이 120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소비자연맹은 독일국채 금리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속이고 소비자에게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3월부터 독일 10년 국채금리가 0%이하로 떨어지고 시장상황이 금리 하락추세가 예상”됐음에도, 우리은행이 판매 과정에서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한 탓에 많은 투자자들이 가입했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원들은 미래의 투자결과를 예측하는 데 조심해야 하지만, 은행의 실적 압박을 받기 때문에 투자유치를 위하여 유리한 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며 “실적을 강조하는 현재의 은행 평가시스템”이 불완전판매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키코(KIKO )사태 이후에도 여전히 금융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사기성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신종상품 인가시 검증을 철저히 하고, 불완전 판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이며, 금융상품 판매시 적합성의 원칙 등이 담겨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조속히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금융위는 최근 “해당 상품의 판매사(은행 등), 발행사(증권사), 운용사 등을 대상으로 관련 검사국이 연계해 8월 중 합동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2011년 처음 발의된 후 여러 차례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등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이 함께 논의되다 보니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현 정부 역시 관련 법안을 발의했으나 국회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금융소비자연맹 박나영 정책개발팀장은 “시장위험을 예측해 금융소비자들에게 우수한 금융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금융기관이 영업제일주의에 빠져 VIP고객들에게 투자대상에 대한 규제가 적은 사모펀드로 DLS를 팔아 금융소비자들은 원금 100%의 손실을 보게 됐다”며 “이러한 금융기관의 영업관행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 금융소비자들도 은행원의 수익성에 대한 설명을 맹신하지 않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