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위원장과 김성수·이종걸 의원은 26일 ‘문자알림서비스 불공정사례와 인가제 전환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법무법인 강남의 권성환 변호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위원장과 김성수·이종걸 의원이 26일 공동 주최한 ‘문자알림서비스 불공정사례와 인가제 전환 토론회’에서 “문자알림서비스에 대한 필요최소한의 규제로서 인가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선통신망 보유한 KT·LGU+, 기업메시징서비스 우위

문자알림서비스는 기업의 컴퓨터에서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통신망을 통해 사용자의 이동전화 단말기로 문자메시지(SMS, LMS, MMS)를 전송해 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카드 승인, 은행 입출금, 증권거래, 쇼핑주문배송 알림 등이 있으며 금융기관, 공공기관, 쇼핑몰, 병원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문자알림서비스는 과거 단문메시지(SMS) 중심에서 최근에는 장문 및 멀티메시지(LMS, MMS) 영역으로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돼 1조원대로 추산된다.

문자알림서비스를 업으로 영위하는 기업메시징사업자는 KT와 LGU+ 등 자체적으로 무선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인 이동통신사업자와 인포뱅크, 삼성SDS, SK네트워크서비스 등 자체 무선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반기업 메시징사업자로 구분된다. 일반기업 메시징사업자의 경우, 반드시 3개 이동통신사업자와 별도로 전송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만 기업메시징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구조다.

기업메시징서비스 전달 예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문제는 KT와 LGU+의 경우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사업자인 일반기업 메시징사업자에 비해 자금력, 경제적 규모, 시장점유율, 전송서비스(원재료) 공급 비중 등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 변호사는 “자체적으로 무선통신망을 보유한 사업자에 비해 무선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사업자 사이에는 경쟁 자체가 무의미할 만큼 시장지배력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가보다 싸게 서비스 제공…중소기업은 고사 위기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KT와 LGU+는 기업고객에게 건당 8원~9.2원 미만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두 이동통신사가 경쟁사업자인 일반기업 메시징서비스 사업자에게 부과하는 무선통신망 이용요금은 건당 9.2원이다. 즉 일반기업 메시징서비스 사업자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또 공정위에 따르면, KT와 LGU+는 다른 경쟁사업자들이 자신들의 무선통신망을 반드시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점을 이용해 무선통신망 이용요금은 거의 그대로 둔 채, 무선통신망을 보유하지 않는 경쟁사업자들이 기업메시징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최소 가격보다 저가로 기업메시징서비스를 직접 판매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이같은 행위는 이윤압착(maegin squeeze)으로 정의된다. 이윤압착은 원재료를 독과점적으로 공급하면서도 완성품도 동시에 생산 및 판매하는 수직통합기업이 원재료 가격과 완성품 가격 사이의 폭을 좁게 책정하거나 원재료 가격을 완성품 가격과 같거나 더 높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완성품 시장에서 효율적인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를 말한다.

2014년 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 처분…대법원 계류

이에대해 공정위는 지난 2014년 KT와 LGU+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62억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고등법원에서는 공정위가 메시징서비스에 대한 통상 가격과 원가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과징금 등의 취소판결을 내린 후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권 변호사는 “고등법원의 판결은 이동통신사들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KT와 LGU+의 경우 기업메시징서비스 분야에서 후발사업자이지만 절대적인 경쟁력 우위로 2010년 점유율 47%에서 2013년 71%까지 확대했으며, 2019년 현재 KT가 1위 사업자로 약진하며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상황이다. 반면, 경쟁업체인 중소사업자들은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위기와 맞닥뜨렸다.

권 변호사는 KT와 LGU+를 포함한 3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기업메시징서비스의 원재료 공급시장에서도 100%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점 ▲기업메시징서비스 판매가격 중 원재료인 전송서비스 이용 관련 비용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 ▲독점적이고 압도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기업메시징서비스 시장에서 시장 봉쇄력을 가지고 서비스 가격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경쟁업체를 고사시킨 후 사후적인 이윤회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비춰 볼 때, 사후적인 규제수단만으로는 더 이상 전기통신사업법 취지에 맞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질서를 회복할 수 없다고 해석했다.

권 변호사는 “이미 사업자 간에 경쟁질서가 파괴되거나 심한 차별이 이뤄져 사후적 규제수단만으로는 회복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현행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메시징서비스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 제2항에 따른 인가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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