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는 15일 ‘기로에선 한국 경제, 자본시장에서 길을 찾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중기이코노미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가 15일 개최한 ‘기로에선 한국 경제, 자본시장에서 길을 찾다’ 심포지엄에서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자본시장 핵심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그동안 자본시장이 투기의 장이라는 오해를 받아왔던 것은 고수익·고위험에 대한 불균형적 추종과 시장규율 기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금융투자회사의 위험인수 기능을 복원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고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역할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이며, 역동성도 저하됐다. 기업활동의 역동성 지표들도 2010년대 들어 악화됐고, 기업과 노동자의 비효율성이 증대됐으며, 고성장기업·고성장신생기업 비중도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업력 20년이하 성장기업의 경영상황 악화는 거시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와같은 역동성 저하의 원인으로 박 원장은 가계지출과 해외수요 정체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인한 유효수요 부족, 대기업 투자유인 저하, 신생기업 탄생과 성장에 비우호적인 환경을 꼽았다.

생산성 증대위해 지식기반자본 확충·효율적 자원이동 해법

선진국을 중심으로 노동과 물적 자본 투입에 따른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면 생산성 증대가 해법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는 지식기반자본을 확충하고 효율적인 부분으로 자원을 이동시키는 것이 해법이다

박 원장은 지식기반자본은 전통적 유형자본과 비교해 경제 생산성 증대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진보 속도로 인해 효율적인 기업이 비효율적 기업을 빠르게 대체하고, 급속한 기술전파 효과로 새로운 혁신이 끊임없이 창출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2000년 들어 ICT부문의 높은 생산성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정부 정책에 따라 경제 전체 생산성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특허 학술활동 관련 R&D가 활발한 나라일수록 경제성장률도 높았다. 주요국 정부가 하이테크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이유다. 

자본시장 기능 복원으로 하이테크기업 탄생·성장 촉진 가능

박 원장은 자본시장 고유의 특성을 통해 하이테크기업의 탄생과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기능 복원을 위해서는 위험·수익구조가 상이한 넓은 투자자 스펙트럼을 확보하고, 금융마찰을 최소화함으로써 자금공급자 즉 투자자의 유형을 다양화해야한다.

또 위험·수익구조가 상이한 자금수요자와 자금공급자를 연계시켜줄 수단을 다양화하고, 자체 위험분산이 가능한 선진형 금융투자회사를 육성해 위험분산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박 원장은 자본시장 기능 복원의 핵심과제를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시장의 역할 고도화 ▲자본시장 중개기능 고도화 ▲자본시장 공급부문 유인체계 건실화 등으로 정리하고, 우리 자본시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선과제를 소개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자본시장 역할 고도화=고성장기업의 신규 일자리 창출 비중은 미국이 67%, 영국이 54% 수준이다. 각국의 혁신성장 지원정책으로 신생기업들은 스타트업에서 스케일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유니콘기업의 수도 증가했다. 한국 혁신기업들은 ▲R&D 기술개발 ▲제품개발, 매출확대 ▲설비증설, 해외시장 개척, M&A 등의 세 단계 죽음의 계곡을 넘지 못한다는 평가다. 성장 전단계에 걸친 효율적 자금공급 체계 구축이 미진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다수기업에 대해 소규모 자금을 배분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스타트업에 치중된 자금공급 체계를, 고성장기업 발굴과 이들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자금공급으로 바꿀 수 있다. 스케일업을 위해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되, 경영권 희석 우려를 축소하는 것이 자금조달 활성화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 중개기능 고도화=현재 국내에서는 저금리 상황에서도 유동성이 은행으로 집중돼 있고, 은행으로 집중된 유동성은 가계대출을 통해 부동산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박 원장은 자본시장 고유의 특성을 살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회사는 리스크 분산 기능을 통해 리스크가 큰 혁신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자산운용회사는 위험·수익구조가 상이한 다양한 상품을 통해 투자자와 자금수요자를 연계하는 역할을 강화해야한다. 

◇자본시장 공급부문 유인체계 건실화=자본시장 불균형의 일차 원인은 가계경제 악화에서 시작된다. 2010년 들어 소득증가율이 크게 둔화하면서 모든 저축과 투자의 최종공급자인 가계가 어려움에 직면했다. 가계경제 악화는 소비지출을 정체시키고 개인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한편, 혁신산업 수요의 근간을 붕괴하는 부작용을 야기했다. 특히 저축과 투자여력의 위축은 퇴직 이후 삶의 질 저하와 혁신산업 물적자본 축적의 근간을 약화시켰다. 박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통해 자본시장에 대한 개인의 신뢰 복원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박 원장은 자금공급자, 자금중개자, 자금수요자로 이어지는 고리의 원활한 흐름이 절실하다며, 서로 연계된 광범위한 정책을 설계하고 정부·학계·업계·유관기관·국회를 포괄하는 상설협의체를 통해 이를 장기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