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18일 당정협의에서 밝힌 집단소송제 전면 도입 방침을 환영한다. 이제 집단소송제 개혁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한시바삐 관련법을 처리해 집단소송제 개혁을 완수할 것을 국회에 촉구한다. 

집단소송제란, 예를 들어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소비자 피해가 다수 발생한 경우, 피해자 중 일부가 소송을 진행하되 판결의 효력은 소송당사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모두에게 적용하는 제도다. 

미국에서는 일반화됐지만 한국에서는 오직 증권 관련한 사안에서만 집단소송을 할 수 있다. 주가조작 등으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은 인원수와 지분율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일정한 절차를 거쳐 집단소송이 가능하다.

앞서 예를 든 가습기살균제로 집단적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모든 피해자들이 동시에 소송을 함께 시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집단적 피해가 발생한 사안에서 집단소송은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 그간 법체계 원칙 등의 문제로 집단소송제를 배척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9월 부당공동행위, 개인정보침해행위, 금융소비자 보호 등 일부 분야에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한 법안을 의원발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가습기살균제참사네트워크와 경실련, 참여연대 등은 19일 공동 논평을 통해, 이번 당정협의안이 법무부안보다 진일보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제는 이번 집단소송 개혁이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야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들은 공동 논평에서 “지난 해 9월 법무부가 김종민 의원을 통해 발의했던 집단소송법 개정안은 1년 동안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며 “이번 당정협의 결과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과연 이 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그저 생색내기용 발표에 그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고 지적했다. 

국회는 10월 국정감사, 연말 예산안 심사 이후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그러나 일정 탓을 하기엔 국회가 공전한 시간이 너무 길다. 국회는 조속히 이번 당정협의안을 반영해,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을 논의하고 통과시켜야한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이 필요한 수많은 사건들이 있었음을 상기해야한다. 집단소송제의 조속한 개혁을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