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시행령 개정시 상장사 사외이사 결격사유를 현행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개혁연대는 정부가 지난 9월24일 입법예고한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외이사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기에, 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해당 회사에서 이사·집행임원·감사나 직원이었다면 일정기간 사외이사로 취임할 수 없다. 법무부 개정안에는 이 제한기간을 현행 2년 이내에서 3년 이내로 확대하고, 해당 회사에서 6년이상 또는 계열회사 포함 9년이상 장기연임 한 경우를 결격사유로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취지는 찬성”한다면서도, “이해관계 있는 사외이사 선임을 제한하는 데에 있어 여전히 한계가 있으므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해당 상장회사에 법률·회계자문계약을 맺은 변호사나 회계사의 사외이사 선임을 제한하는데, 이를 해당 상장회사뿐만 아니라 계열회사· 경영진 및 지배주주 등과의 계약을 맺은 경우까지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법률·회계자문계약을 맺은 법무법인 소속이어도 원칙적으로 사외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시행령에 “주된” 법률·회계자문계약인 경우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량화한 매출액 또는 매출비중을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해관계 있는 거래규모를 판단함에 있어서 해당 상장회사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해당 사외이사가 속한 법인의 자산총액 또는 매출액을 기준으로도 규율해야 하며, 공익법인 소속 임직원·전략적 제휴를 위해 지분을 취득한 법인의 임직원 등도 사외이사로서 독립적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결격사유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상장회사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손쉽게 활용하도록 하고, 주주총회 소집통지에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제공을 의무화하고, 임원후보자의 자격 검증에 필요한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개정안의 취지에 대체로 동의하며 개정의 방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사·감사 후보자의 적격성 및 독립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소집공고에 후보자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를 위해 후보자와 해당 회사와의 거래뿐만 후보자가 속한 법인과 회사와의 최근 3년간 거래내역도 공시 대상범위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 다른 회사의 임원 겸직에 관한 사항, 감사위원 중 회계·재무 전문가 해당 여부 및 그 경력, 주주총회일 기준 임원선임 현황 및 임원퇴임 현황을 주주총회 소집통지 등에 기재하도록 해, 주주들의 이해를 돕고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