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주회사 체제 밖에 남겨둔 대기업 계열사의 절반 이상이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거나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 

11일 공정위에 따르면, 지주사와 그 계열사의 자산합계가 전체 그룹의 절반 이상인 21개 대기업 ‘전환집단’의 전체 962개 계열사 중 79.0%가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운영된다. 

반면 총수일가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는 총 170개였다. 이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81개에 달했다. 공정거래법은 대기업 계열사 중 총수일가가 지분 20%(상장사는 30%)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한다.

공정위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28개사까지 포함하면 109개로 이는 체제 밖 계열사의 64%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이상 30%미만 상장사나,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가 50%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경우, 현행법상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어 일감 몰아주기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81개사 중 9개사는 거꾸로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했다. 이 중 6개사는 총수 2세의 지분율이 20%를 넘었다. 하림의 올품과 농업회사법인 익산, 한국타이어의 신양관광개발, 세아의 에이치피피와 에이팩인베스터스, 하이트진로의 서영이앤티, 애경의 애경개발과 에이케이아이에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절반 이상(64%)이 사익편취 규제대상이거나 이의 사각지대에 있어, 이들 회사를 이용한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및 경제력 집중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도 “기업이 지주회사 제도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할 수 있는 여건은 계속해 유지하되, 총수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등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요건을 높이는 내용 등을 포함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은 김상조 위원장 시절인 지난해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했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