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외부감사 법인을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감사인 지정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2일 발의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낮은 회계투명성은 국가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회계부정이나 장부조작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탈세 등에 악용될 유인도 크다”며 “현재의 회계감사제도는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라며 감사인 지정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부감사가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최근 동양그룹 사태와 STX 사태 등에서 거듭 제기돼 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금감원에서 실시한 회계감리 결과 감리대상 10개중 3개는 부실 회계 감사로 드러났다.
또 WEF(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13년 회계투명성 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148개국 중 91위를 차지했다. 감사제도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한국은 1982년부터 회사가 감사인을 선택하는 ‘자유수임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전에는 정부가 외감기업에 특정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감사인 지정제를 시행한 바 있다.
현행법은 회사의 감사인 미선임·부당교체·선임절차 위반, 관리종목 지정, 소유·경영 미분리 등의 경우에 한해서만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을 지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번에 발의한 외감법 개정안은 모든 상장법인과 금융회사를 감사인 ‘지정제’ 대상에 포함하고, 금융당국은 회계법인의 감사품질 관리수준을 평가해 일정 수준 이상의 감사인이‘지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중대한 회계 부정행위 적발 시에는 금융감독 당국에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감사인 지정은 증권선물위원회가 권한을 갖고 금융감독원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외감법 개정안은 회계사 1251명이 연대지지 서명에 동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년회계사회의 이총희 회계사는 “감사인을 회사가 선임하고 보수도 회사가 지급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감사인은 공정한 감사인이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을'일 수밖에 없다”며 “감사인 지정제의 확대를 통해 감사인이 회사에 종속되지 않아야 다시 공정한 감사인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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