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의류건조기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LG전자에 구입대금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에서,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집단분쟁조정이란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50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같거나 비슷한 유형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절차가 개시된다. 

앞서 LG전자의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 247명은 자동세척 기능을 통한 콘덴서 세척이 원활히 되지 않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7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들은 또 의류건조기 내부 바닥에 고인 잔류 응축수가 악취 및 곰팡이를 유발하며, 구리관 등 내부 금속부품 부식으로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하지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의류 건조기의 잔류 응축수, 녹발생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는 신청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 인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의 구체적인 작동 환경에 대해 광고한 내용은 신청인들에게 ‘품질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실제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광고내용과 차이가 있어 콘덴서에 먼지가 쌓였으므로 이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동안 무상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고,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수용해 판매된 145만대에 대한 무상수리를 이행 중이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가 광고에서 콘덴서 자동세척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일정 조건에서만 자동세척이 이루어짐으로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됐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수리로 인해 겪었거나 겪을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결정서를 당사자가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한다. 또한 위원회는 LG전자에게 조정을 직접 신청한 당사자가 아닌 소비자에 대한 보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판매된 145만대 모두에 대해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할 경우 보상규모가 1450억원대에 이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