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명품기업 루이비통그룹(LVMH)의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 세계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을 넘어섰다. 없어도 아무 일도 없을 제품을 만드는 루이비통이 그토록 큰 성과를 만든 것을 보면서 돈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돈이 좋다는데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한다. 그러면 돈이 있으면 왜 좋고, 얼마나 좋은 것일까? 그리고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돈은 인간이 욕망을 거래하는 도구다. 돈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좋아한다. 

인간의 욕망은 다음의 열두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식욕, 성욕, 내리사랑에 대한 욕망, 권리에 대한 욕망, 항상성 유지에 대한 욕망, 지식에 대한 욕망, 경험에 대한 욕망, 승리에 대한 욕망, 함께하려는 욕망, 인정받고 싶은 욕망, 습관대로 하려는 욕망, 표현에 대한 욕망이 그것들이다. 분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의 욕망은 대체로 이 열두가지가 전부이고, 행복이란 이 열두개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열두가지 욕망 충족에서 돈의 역할이 절대적인 것은 식욕(의식주에 대한 욕망)이다. 각 사회나 문화별로 돈의 역할이 열두가지 욕망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어느 문화에서는 젊고 잘생긴 남자와 여자가 성욕을 채울 수 있지만, 돈이 있어야 성적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사회도 있다. 또다른 문화권에서는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위해 가장 많은 돈을 쓰지만, 내리사랑에 대한 욕망을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는 문화권도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식욕과 성욕을 채울 수 있다면, 사람이 돈으로 충족할 수 있는 욕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돈으로 루이비통을 구매해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채울 수 있지만, 정직이나 신뢰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 충족을 대신할 수도 있다. 지식에 대한 욕망, 경험에 대한 욕망, 승리에 대한 욕망 모두가 행복에 크게 기여하지만, 돈으로 그 욕망을 채우는 것은 쉽지 않다.

돈이 100배 많다고, 100배 행복할 수는 없다. 오히려 보통사람과 비교해 수만배의 돈을 가졌음에도 불행하게 살다 간 사람이 적지 않다. 미국의 이스털린 교수는 이미 오래 전 ‘행복은 소득에 비례지만 일정 수준의 소득이 넘으면,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행복이 감소하기도 한다’는 연구결과(이스털린의 역설)를 발표했다. 

돈을 더 벌어서 행복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평생 행복하게 살기 힘들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더 많은 소득을 기다리지 말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한다. 인간의 열두가지 욕망을 뜯어보면, 돈이 없어도 채울 수 있는 욕망이 대부분이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보다는 절제와 열정과 지혜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친구들에게 막걸리 사줄 돈만 있다면 함께하고 싶은 욕망,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지금 바로 행복해지자. (중기이코노미 객원=신동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