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광고대행사인 덴쓰가 불법적인 초과근무를 시키다, 일본 당국에 최근 적발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덴쓰는 신입사원이 월 10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를 하다, 지난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다. 일본의 젊은 구직자들은 장시간근무가 심하거나 직장내 괴롭힘이 심한 기업을 ‘블랙기업’이라 부르며 회피한다. 덴쓰는 블랙기업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회사다. 

장시간근무에 따른 덴쓰 직원의 자살사건은 아베 총리가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컸다. 이후 장시간근로 제한입법이 지난해 이뤄졌으나, 덴쓰가 또다시 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덴쓰에 시정조치를 권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2015년 자살사건 당시, 덴쓰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장시간근로로 사람이 죽었는데,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은 그래서 나왔다.

11일 한국 정부는 52시간제 확대적용에 앞서 보완조치를 발표했다. 300인이상 기업은 이미 시행중인 52시간제가 내년부터 50인이상 기업으로 확대되는데, 정부는 이와 함께 탄력근로제 시행 등 보완입법을 추진했다. 그리고 국회에서 관련법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잠정적인 보완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계도기간 중에도 국회의 보완입법이 이루어지면, 그 내용을 감안해 정부의 보완조치도 전면 재검토·조정할 예정”이라며, 잠정조치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보완대책 중 신규채용 인건비 지원과 시설비 지원 등은 잠정조치가 아닌 지속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장시간근무를 줄이기 위해 신규채용에 나선 기업들에 대한 지원이니, 확대할 명분이 차고 넘친다는 얘기도 곁들여진다. 반면 제도시행 후 1년간 계도기간 부여나,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는 52시간제 취지를 무력화하지 않는 선에서 신중히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결과 50인이상 299인이하 사업장 2700개 중 법 시행시 문제없다는 기업은 57.7%, 준비 중인 기업은 33.4%에 달한다. 52시간제를 이미 시행했거나, 준비하는 기업들은, 이를 위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다. 법규 준수의 의지 차원일 수 있고, 장시간근무가 생산성을 오히려 악화한다는 계산에 따른 판단인 경우도 많다. 

이럴진대, 정부의 이번 보완책이 52시간제를 적극적으로 준비해온 기업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겠다. 법을 준수할수록 기업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보완대책을 운용하는 정부의 태도가 중요한 이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